참여민주주의 시작은 투표 참여, 시민의 힘이 세상 바꿉니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시민의 권리 행사에 있어 1987년 6월 시민 대항쟁이나 2016년 촛불시민혁명처럼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참여민주주의의 전형도 있지만 일상적으로 선거 참여와 투표가 참여민주주의 꽃이다. 민주주의의 시작과 끝은 선거의 투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투표 행위를 통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인물, 노선과 정책을 공유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2012년 개봉된 최민식. 하정우 주연의 영화인 나쁜 놈들 전성시대나 2008년 개봉된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류승수 주연의 나쁜 놈 좋은 놈 이상한 놈과 유사한 풍경이 현재 대선 후보들의 모습이다. 이를 빗대어 이번 대선을 놈놈놈 시리즈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지지할 후보가 없거나 함량 미달이라고 해서 시민의 권리인 참정권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꼭 투표에 참여하여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누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덜 나쁜 사람에게 투표하는 것이 선거라고 하기도 하고 반대로 덜 나쁜 사람에게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변하며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자신의 권리 행사이며 자유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거나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선거는 기득권의 잔치마당이 된다. 정치가 ‘3D 라거나 그들만의 리그’가 될수록 선거가 기득권 세력의 독무대가 되며 정치는 희화화될 뿐이며 사회와 국가는 활력을 잃고 종국에는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진다. 참여를 통한 분명한 의사표현만이 미래 사회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대통령 선거제는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집중되어 있고 결선 투표제도 도입되지 않아 ‘전무 아니면 전부의 선거’로 거대 양당 후보로의 결집이 이루어지고 군소 후보들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 맹점이 있다. 정치의 다양성이 실종되고 이분법적인 양대 대결만이 여론과 시민의 관심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나머지 군소 후보들은 사표 거부 심리, 진영이나 세대결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전무후무할 정도로 각 당 후보 선출 과정부터 상호비방이 일상화되고  사실 관계나 근거가 박약하고 입증이 어려운 아니면 말고 식의 네거티브 선거로 일관하여 투표장에 가서 누구에게 투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참여하는 시민, 깨어있는 시민에 의해 건강성이 유지된다. 

촛불시민혁명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시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는데 5년이 훌쩍 지나갔다. 촛불 정부를 자임하며 개혁을 추진했지만 젊은 세대의 인천공항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기성세대와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고 조국 사태를 계기로 공정과 정의, 내로남불이 시대 화두로 자리 잡았다.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극한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지역과 진영 사이의 갈등에 세대와 젠더 갈등이 더해졌다. 부동산. 대학입시제도. 사회 양극화. 일자리. 젠더 갈등. 수도권 집중. 한반도 평화와 외교, 국제 협력 등 많은 현안이 차기 정부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정권 재창출이나 정권교체를 떠나 차기 정부와 지도자는 구체적인 답을 해야 한다. 전북의 낙후와 저성장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전북의 낙후에 대해 헛공약이나 구호가 아니라 공정한 자원 배분을 통해 실질적으로 극복 가능한 대안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 비중이 낮은 만큼 적극적인 투표와 높은 득표율로 전북의 목소리를 증폭시켜야 한다. 전북의 미래와 우리의 아들딸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오늘부터 투표가 시작되었다. 투표에 꼭 참여하여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며 전북의 목소리를 내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오늘과 내일, 다음 주 수요일, 기회는 많다. 시민의 힘! 세상을 바꿉니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