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촬영지인 전주지방법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년심판은 소년 범죄와 소년범들을 향한 다양한 이야기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다룬다. 각기 다른 신념과 주관을 가진 네 명의 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뜨거운 화두를 던진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법원 이름은 ‘연화지방법원’이지만, 전주시 만성동에 있는 전주지법에서 촬영됐다. 전주지법이 제공한 촬영 장소는 건물 외경을 비롯해 1층 로비, 법정동 1층 출입구, 직원 출입구 등이다.
드라마 속 판사들은 소년재판부를 각각 맡으면서 촉법소년과 우범소년, 소년범 등에 대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그렇다면 전주지법에서도 실제 판사들이 소년재판부만 맡을까.
전주지법에는 형사7단독의 단 1명의 판사가 소년재판을 맡고 있다. 하지만 판사는 일반 형사사건은 물론 소년사건, 일반 가정보호사건까지 모두 전담해 업무과중이 심각하다. 드라마 속 판사처럼 전문적이고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전주지법에 접수된 소년보호사건은 총 1555건이다. 이중 1384건을 처리, 355건은 처리하지 못해 미제로 남아있다. 판사 1명이 소년보호사건만 처리해도 벅찬 사건 숫자임에도 일반 형사사건에 가정보호사건까지 처리하다보니 업무량 과중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는 전주지법에 가정법원이 설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소년단독재판부가 5개, 가정보호단독재판부가 5개, 아동보호단독재판부가 5개 등으로 재판부의 숫자도 많고 세분화되어 있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오재성 전주지법원장도 “가사사건은 가장 일반적인 사건이며, 다른사건에 비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분야”라면서 “가사 사건을 다루는 전문 법원이 없다보니 도민들이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가정법원설치 당위성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법조계는 전주에 가정법원을 하루빨리 설립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법률서비스를 사법부가 제공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소년심판에서 나오는 판사들은 사건을 소년부만 맡고 이들에 대한 사후관리까지 신경 쓸 수있지만 현실에서는 판사들이 기록을 보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도 급급한 실정”이라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라도 전주가정법원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년심판은 지난 1일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7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