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미래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대명사인 공무원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 15년간 청년들의 선호 직종 1위를 차지했던 공무원도 대기업에게 자리를 내줬고,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9급 공무원의 경쟁률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14일 인사혁신처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은 29.2:1를 기록했다. 2018년 41:1, 2019년 39.2:1, 2020년 37.2:1, 지난해 35:1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북 9급 지방직(일반행정)도 다르지 않다. 전북도는 2020년 1명을 선발하면서 256: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는 14.3:1로 2019년(64.2:1)보다 급감했다. 전주시는 2020년 30.5:1에서 지난해 23.9:1로, 군산시는 2020년 26.7:1에서 지난해 14.8:1로, 익산시는 2020년 32.1:1에서 지난해 12.8:1로 각각 경쟁률이 낮아졌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경쟁률이 상승한 지자체는 정읍·완주·진안·장수·부안 뿐이다.
이날 전주 등지에서 만난 취업준비생들은 공직사회의 딱딱한 조직문화, 낮은 봉급으로 인해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승진 씨(26)는 “주변에 공무원을 준비한다는 친구들도 9급보다는 7급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오랜 시간 공부해 합격하더라도 들인 시간에 비해 월급도 적고 민원을 직접적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그에 대한 부담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2021년 사회조사에서 청년∙청소년(13∼34세)이 선호하는 직장에서도 공무원(21%)은 대기업(21.6%), 공기업(21.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에서 공무원이 선호 직업 1위에서 밀려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MZ세대의 바뀐 직업 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학령인구의 감소도 9급 공무원 경쟁률 감소에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의 한 고시 전문학원 관계자는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학원 강의실이 꽉 찼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광경을 보기 어렵다”며 “아무래도 학생들도 꾸준히 줄고 있고, 예전만큼 공무원의 메리트가 높지 않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