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신모 씨(28)는 지난주 실시한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지역 보건소를 찾아 PCR 검사는 받지 않았다. 신 씨가 양성 반응을 숨긴 이유는 회사에 있었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 씨는 회사에 코로나19에 걸렸다고 보고하기에 부담이 됐고, 업무 특성상 회사 동료를 잘 마주치지 않아 전파 위험이 적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이기적이고 위험한 판단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내 결정이 맞았다. 아무에게도 전파시키지 않았고 몸도 다 나았다”며 “확진판정을 받아 자가격리가 되더라도 스스로 치료해야 하고 격리를 이탈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지금의 방역정책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하루 1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확진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방역당국이 확진자 관리를 자율에 맡기면서 격리장소에서 이탈하더라도 막을 방도는 사실상 없어서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유증상자가 일상제한 등의 이유로 확진 판정을 꺼리는 사례도 늘고 있어 숨은 감염자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나 감염취약시설 내 밀접접촉자는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격리 기간동안 격리장소에서 이탈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일상제한 등 불편을 피하기 위해 일부 자가진단키트 양성반응자나, 유증상자가 확진 판정을 꺼리고 있다.
전주에서 배달전문점을 하고 있는 A씨(48)도 감기증상이 있었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일주일동안 장사를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A씨는 “확진판정을 받으면 지원금이 나오긴 하지만 경제 여건상 지원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배달전문점이기 때문에 손님들과 대면하지도 않고 혼자 근무하다 보니 누구에게 퍼트릴 위험도 없다. 며칠간 약을 먹으면서 일하더니 증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검사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젊은 층은 오미크론에 감염되더라도 감기 수준에 그치지만 기저질환자나 노년층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것이 오미크론“이라며 ”폭증하고 있는 확산세를 막기 위해 코로나19 검사에 동참해주고 자가격리 수칙을 지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