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방의원 '청년·여성 공천' 파격 물갈이 예고

민주당 2030·여성 중심 스크럼, 일부 지역위원회 절반 이상 교체키로
현 비대위 체제 아니더라도 청년 지방의원 발탁 목소리 당내서 커져
전북 청년정치인재 부족한 가운데 세대교체가 국회의원 공천과 연계
다만 인맥·지역사회 관계망 끈끈한 농어촌지역 많은 전북에선 불만도

대선 패배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기조가 2030청년세대와 여성인재 발탁으로 압축되면서 전북 지방의원 후보 공천에서 파격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전북의 경우 오는 6월 1일 지선에 나설 자치단체장 유력 후보군에서 청년이나 여성 후보가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에 변화는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중심으로 일어날 공산이 크다.  

민주당에선 최근 대선 패배 이후 10만 명 이상의 입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데 신규 당원 대부분이 여성청년으로 대변되고 있어 전북 정치권 차원에서도 이에 화답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전북의 경우 여성공천 할당으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했지만, 청년들은 기초의원에서 지역위원장의 눈에 띌 경우에만 소수가 공천됐을 뿐이다. 

특히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전북 지방의원 선거의 경우 청년이나 여성정치인 발굴 실적이 향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대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국민의힘에서도 호남 내에서의 정치교체를 위해 청년 지방의원 공천에 공을 들이고 있다.  

16일 전북정치권에 따르면 이번에 지선에 나설 2030청년 후보들은 10 여명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공천이나 당선이 유력한 후보도 최소 5명에서 7명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도내 일부 지역위원회의 경우 청년과 여성공천 비율을 절반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중앙당에선 이러한 기조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실제 이러한 현상은 청년여성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 공동비상대상위원장으로 대표되는 현 비대위 체제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아울러 박 비대위원장이 아니더라도 민주당 주류 세력 내부에도 청년 지방정치인 발탁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천에서 청년들이 대거 등장할 수 있는 명분과 실리가 마련됐다는 게 여의도 정치권 내 중론이다.

다만 인맥 등 지역사회 관계망이 끈끈한 농어촌지역이 많은 전북의 경우 청년 지방의원 공천에 대한 불만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지방의원들 중 일부는 지역 토박이로서 스스로 오랜 시간 닦아놓은 만큼 자신의 지역구를 청년이나 여성에서 내어준다는 소외감을 표출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하지만 중앙당 내부에선 “호남지역이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를 실어준 데에 감사함을 느끼고는 있지만, 전북 등 호남에서 민주당이 기득권 토호세력으로 비춰지는 이미지를 깨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향후 변화가 예상된다. 맹점은 기존 50~60대 이상 지방의원들은 대선에서 호남의원들이 적극 나섰는데 토사구팽 당하는 것이냔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 국회의원들 역시 청년여성인재 찾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북에서 청년 특히 여성청년 공천은 전주나 익산, 완주, 김제 등 전북중심권 비교적 수월하지만 서부나 동부 등 다른 지역의 경우 지역을 책임질 청년인재 자체가 적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군산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영대 의원은 “청년여성인재를 발굴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 지역 내에서 마땅한 인재를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 이라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지역 내에서 활동하며 당을 위해서 기여한 30대 이하 청년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지만, 수도권처럼 청년이나 젊은 여성인재가 많은 게 아니다. 인재를 찾아 권유는 하고 있지만 정치에 나서라고 억지로 권유할 수도 없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고 전했다.

신 의원을 비롯해 전주를 제외한 도내 다른 지역 국회의원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전주를 중심으로 586으로 대변되는 정치권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의견은 점차 힘을 키워가고 있다. 전북에 청년정치인재가 부족한 가운데 세대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2030은 물론 586과 청년세대에 낀 40대 역시도 세대교체를 통해 전북정치가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전주을은 다소 논외인 상황이다.

한편 이를 둘러싼 논쟁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천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 40대 이상 남성 중 지역에 남아 민주당 발전과 지역에 헌신한 인물들이 피해를 본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광주는 벌써부터 “청년이 아닌 출마 입지자들의 피선거권을 박탈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선택권도 크게 제한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