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으로 접어든 코로나 19로 모두가 지쳐있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당연한 사실이다. 초반에는 2주 자가격리도 해본 적이 없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걸리는지 궁금해지는 동시에 끝까지 살아남을 근거 없는 자신감까지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일일 확진자가 10만이 넘어가며 번호표를 뽑아놓고 순서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코로나를 생각하며 지내게 되었다. 그러다 저번 주, 저자의 집에도 코로나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판정일로부터 일주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된다.
일주일간 꼼짝없이 가족끼리 동시에 격리에 들어갔다. 아침마다 아버지가 버려주신 덕분에 하루에 발생하는 쓰레기에 대해 큰 생각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쓰레기는 저절로 현관 앞에 쌓이기 시작했다. 평소 쓰레기 문제에 신경을 쓴다고 자신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비닐봉지, 종이, 음식물 할 것 없이 가족 구성원들이 배출해내는 쓰레기양은 어마어마했다.
일회용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문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 19에 대비한 개인위생 강화로 라이프 스타일이 비대면으로 변화되며, 배달음식의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고 플라스틱 배달 용기 사용량도 증가하여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음식 배달 앱의 배달음식 플라스틱 용기를 조사한 결과 메뉴 1개당 평균 18.3개의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주일에 평균 2.8회 배달음식을 주문한다고 가정할 경우 1인당 연간 10.8kg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셈이다.
내가 분리 배출한 재활용 폐기물이 100% 재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플라스틱 배달 용기 중 재활용이 불가능한 재질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체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의 비율은 45.5%밖에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용기는 매립 또는 소각된다.
평소 개인 컵을 애용하는 편이다. 처음 개인 컵을 사용했던 이유는 환경보호에 큰 뜻이 있어서가 아닌, 그저 멋있어 보여서였다. 그러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버려지는 쓰레기양을 보고 심각성을 직면한 이후 외출 필수품이 되었다. 처음엔 짐이 늘었다는 사실에 귀찮았지만, 점점 적응하니 장점이 하나둘씩 보였고 나 자신이 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문제로 오는 6월부터 전국 주요 커피 판매점, 패스트푸드점 등을 대상으로 일회용 컵에 음료를 구매하면 자연순환보증금 300원이 추가되는 보증금제가 시행된다. 이 일회용 컵에는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이 모두 포함된다. 컵을 해당 매장에 가져다주면 돌려받는 돈이고, 일부는 고작 300원으로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처음부터 개인 컵 할인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모두가 영웅이 되어주기를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의병은 될 수 있다. 우리가 의병이 될 방법은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다. 개인 컵 사용, 장바구니 챙기기, 안 쓰는 코드 뽑기, 재활용 폐기물 세척 해서 분리수거 하기 등이 있다. 번거롭고 어색하겠지만 음료를 주문할 때 용기를 내 말 해보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개인 컵 사용할게요!”
/전현아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