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나고 이제 지방선거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정당에 소속된 정치인들은 그동안 대선에 몰입하면서 선거운동이 늦어졌지만 이와 무관한 전북교육감 선거는 후보들 간의 표심 경쟁이 이미 한창이다. 유력 입지자들이 진즉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몇몇 후보들은 기성 정치권에서 익숙해진 단일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정책토론회를 제안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공약을 공동으로 내놓자는 후보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또 학생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후보도 있어서 기성 정치권의 선거와는 결이 다른 교육자들의 정책선거를 한껏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역시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최근 유력 후보를 근거도 없이 비방·모략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가 유권자들에게 다량 발송돼 흑색선전·네거티브 선거전이 우려되고 있다. 전북교육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후보가 학교와 아이를 들먹이며 상대 후보에게 비리와 부패의 굴레를 씌우려는 행동을 거리낌없이 했다는 점에서 실망이 크다. 이는 기성 정치권에서 패색이 짙은 후보가 선거 막바지에 판을 뒤집기 위해 쓰는 저급한 네거티브 선거전의 전형이다. 이야말로 유권자들을 얕잡아 보면서 전북교육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이끌 전북교육의 수장을 뽑는 선거다. 어느 선거보다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 낡은 이념과 진영의 대결구도를 내세워 이를 부추기면서 근거도 없이 상대 후보를 부패의 프레임에 가둬버리려는 저열한 흑색선전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 ‘전북교육을 아무개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식의 편가르기 대결구도보다는 전북교육의 바람직한 미래를 놓고 정책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공동체 전체 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방소멸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북의 변화와 혁신은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새 교육감을 뽑는 이번 선거다. 전북교육과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정책을 내놓기에도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판에 상대를 무작정 헐뜯는 흑색선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