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부는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일에 종사하는 남자다. 나라 형편이 어려울 때 농촌에서 태어나 국가경제발전에 잡부 보조역을 맡는 등 잡일꾼으로 다양한 끼와 재능을 발휘하면서 산 남자가 있다. 국중하 작가다.
국중하 작가가 수필집 <나도 잡부인생>(도서출판 학예사)을 펴냈다.
이 책은 '나도 잡부인생', '올림픽 공원에서', '에너지 전환에 대한 소고', '돌이켜 본 나의 삶, 그 궤적'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21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국 작가는 지극히 작가 개인적인 삶의 문제에서부터 가까운 주변의 사회문제, 국가적인 제반 문제에 대한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 2000년에 출간한 수필집 <머나먼 귀로>에서 발췌해 재수록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가르침을 받고 익히고 사회에 진출해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나름의 농익은 잡부 인생의 족적을 담았다.
그는 지금도 잡부의 삶을 살고 있다. 못하는 일이 없고 안 하는 일이 없다. 오전 6시 30분에 회사에 출근해 오후 4시면 퇴근한다.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하는 이유는 또 다른 일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57년을 함께 한 아내를 돌보는 일이다. 붉은색 앞치마를 입고, 분홍색 고무장갑을 끼고 재미난 인생을 살고 있다.
국중하 작가가 책을 펴낸 것은 코로나19로 어렵지만, '힘내자, 힘!'이라는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삶의 지혜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열한 번째 수필집으로 돌아온 국중하 작가는 밝고 밝았다. 한 가지도 아닌 두 가지, 더 많은 일을 했을 때도 불평불만하지 않고 작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집중했다. 이 책에도 국중하 작가의 밝음이 가득 담겨 있다.
국 작가는 "나는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하면서 장례문화사업과 멀티 자브로 '잡부인생' 수임을 자랑스럽게 마무리하고자 분발할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오로지 내게 주어지는 제반 잡일을 주저 없이 즐기면서 임하고자 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998년 <수필과 비평> 수필 신인상을 받고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한국문인> 수석부이사장, 새천년문학회문학상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수필집으로는 <내 가슴속엔 영호남 고속도로가 달린다>, <호남에서 만난 아내 영남에서 만난 아이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