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을 일방적으로 올려놓고 이제는 공급마저 원활치 않은데다 골재와 경유가격 마저 크게 올라 납품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차라리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고 레미콘 생산을 하지 않는 게 손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전북지역에서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는 A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 달 1억3000여 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최근 레미콘 제조 원가가 크게 오른 데다 톤당 1만2500원이던 시멘트 공급가격이 1만3700원으로 올랐고 공급마저 제한돼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레미콘 납품단가는 '루베'(1㎥)당 7만3000원에 머물면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크라 사태로 시멘트 수급에 난항을 겪으며 이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레미콘업체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시멘트를 생산하려면 소성로 가열에 필요한 유연탄 확보가 절대적인데 2년 전보다 6∼7배나 급등한 가격도 부담이지만, 우크라 사태로 인해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제재 탓에 수입 루트가 막혔기 때문이다.
수요산업인 레미콘ㆍ건설업계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시멘트가 없으면 레미콘을 못 만들고, 레미콘이 없으면 공사를 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국내 유연탄 재고량이 3~4개월 분 남아 있는데 시멘트 업계가 가격인상을 위해 일부러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시멘트 뿐 아니라 리터당 1300원이던 경유가격이 1900원으로 오른데 이어 모래와 자갈 등 공재가격도 톤당 1500원 씩 올랐지만 전북지역의 경우 새만금 개발로 골재수요는 크게 증가한 반면 공급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논산을 비롯한 일부 충정도 지역은 이미 레미콘 생산을 중단했고 전북도 머지않아 동참하는 레미콘 사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건설공사 성수기를 앞두고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호 기자 lee7296@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