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저녁에 출근을 할 때마다 고민이다. 부인도 교대근무로 저녁시간대 출근을 할 경우 아이를 돌 볼 수 있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어서다. 늦은시간에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결국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있다.
A씨는 “매일이 아니지만 부인이 저녁에 출근하면 아이를 집안에 혼자두고 갈 수도 없는데 돌봄을 신청할 수 있는 곳도 없어 답답할 따름”이라며 “야간에도 돌봄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정식 퇴근을 못하고 야근을 해야할 때만 오면 직장동료들의 눈치를 보기 급급하다.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데려와야 하지만 아이를 늦은 시간까지 맡겨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B씨는 “매일은 아니지만 늦은 저녁까지 일을 해야할 때 저녁에도 안전하게 맡길 어린이집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며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어린이집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북지역에 아이를 언제든지 맡길 수 있는 24시간 돌봄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또는 주말에 근무를 나가야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돌볼 수 없어 돌봄공백을 없애기 위해서는 각 시·군별로 24시간 돌봄 시설을 확보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31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의 어린이집은 총 1104곳이다. 이 중 24시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곳은 단 3곳에 불과하다. 휴일 또는 주말에 돌봄을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단 4곳뿐이었다.
심지어 24시간 돌봄 어린이집의 경우 정읍시에 루씨어린이집, 남원시의 아람어린이집, 고창시의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 등이다. 인구비율이 높은 전주‧익산‧군산은 단 1곳도 없었다.
휴일보육을 하는 어린이집은 군산의 소령어린이집과 진안군의 진안어린이집, 월랑원광어린이집, 고창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 등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는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야간 어린이집 이용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24시간 또는 휴일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에서 신청을 해야하는데 출산율이 줄고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모도 적다보니 운영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어린이집에 강제로 24시간으로 운영하라고 강제할 수도 없어 현실적으로 24시간 어린이집 확대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