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에서 농기계로 농사를 짖는 A씨는 최근 걱정이 태산이다. 면세유 가격이 폭등하면서다. 1200평의 논밭을 갈아엎는데 23만 원을 받아왔던 A씨는 올해 다른 농민들에게 30만 원으로 금액을 인상한다고 고지했지만 농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고 한다.
A씨는 “기름값이 올라도 이렇게 오를 수가 있냐”면서 “더 큰 문제는 어쩔 수 없이 임금인상을 했는데 다른 농민들이 너무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면서 항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농민 B씨는 “면세유가 두 배가까이 오르고 엔진오일과 요소수까지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감당하기 벅찰 정도”라면서 “일부 농민들은 올해 농사를 포기한다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농번기가 다가왔지만 면세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농민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당장 이번 농사도 포기한다는 농민들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주지역의 평균 면세유 중 휘발유는 리터(ℓ)당 1265원, 경유는 1365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0원에서 700원 받던 면세유가 두 배 가량 뛴 것이다.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유류가격이 폭등하자 유류세 20%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키로 결정하고 30%까지 재확대 검토를 하고 있다. 하지만 면세유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적용되지 않아 농민들의 부담은 날로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농 전북도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에는 70~80원가 격이었지만 지난달부터 1200~1300원 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농가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면서 “농산물 가격은 떨어지는데 생산비는 오르고 있다보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는 면세유 가격을 잡기 위해 정치권과 지자체에 농민들을 위한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면세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실질적으로 농민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면세유 폭등으로 인한 농민들에 고충은 이해한다”면서도 “현재까지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