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워독스

장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사람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동물을 이용해서 살아왔다. 소, 돼지, 양 등을 가축화하여 우유와 고기 등을 획득하였고, 운송을 위하여 말과 당나귀가 이용 되었다. 또한 편지를 전달하는 비둘기 등 동물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활용해서 우리의 삶을 나아지도록 하였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동물들 중에 어떤 동물이 가장 다재 다능 할까요? 정답은 누구나 쉽게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인류의 가장 친한 친구 ‘개’이다.

 

사람과 삶을 공유하는 ‘개’는 우리 사회에서 과거에 비해 그 역할과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첫 번째로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따른 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으로서 생활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 ‘개’라는 단어보다는 ‘반려견’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족으로서 역할 외에 다른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잘 아는 것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도우미견’들이다. 앞이 안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견, 소리가 듣지 못하는 사람들 위한 청각견이 있다. 안내견은 가끔 볼 수 있지만, 청각견은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개들은 소리에 대한 습득 능력이 높아서, 사람의 일상 생활 소리를 듣고 기억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화벨이 울리면, 전화기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가?

 

제목으로 ‘슈퍼파워독스(super power dogs)’라는 단어를 썼다. 사실 영화제목이다. 영화의 내용은 개들의 뛰어난 능력에 관한 것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슈퍼 독스 (Super dogs)은 눈사태가가 일어나 사람이 조난당한 현장에 헬리콥터를 타고 가서 눈에 파 묻혀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건물 붕괴 현장에서 메몰된 사람을 찾아내는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다. 이런 능력은 단순히 반려견의 능력 뿐만 아니라 핸들러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핸들러들은 자신의 개들이 이런 능력을 십분 발휘 할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 영화는 개들 중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개체들을 선발해서 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사람의 부족한 능력을 대신해서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또한 국가에서 이들을 공무원 수준의 복지를 지원 해주고 있다. 영화 속의 관련 내용을 실제 기사로 찾아보면 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911테러에서 메몰된 사람을 찾은 구조견 ‘제이크’는 어떤가? 그리고 공항 및 항만에서 만나는 탐지견을 보았을 것이다. 이들은 몰래 가지고 들여오는 마약 및 축산물 등을 탐지하여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로부터 지켜준다. 이런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이유는 개들의 후각능력이 사람보다 수 십배 이상의 뛰어나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 구별할 수 없는 미세한 것까지도 식별 할 수 있다.

 

이 뛰어난 후각 능력은 사람의 건강을 확인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건강을 확인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뛰어난 후각을 가진 일부 슈퍼 독스는 특정 암세포가 분비하는 냄새가 있는데, 이를 감별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의 ‘데이지’라는 개는 500명 이상의 암에 걸린 사람에게서 냄새 확인을 통해, 암에 조기 대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이런 후각 능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주목 받았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에게서는 특이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 냄새를 슈퍼 독스에게 훈련을 시켜보니, 감별 능력이 90% 정도 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적용 되었다. 공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개들이 먼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양성이 사람을 선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개’들의 능력은 더 있지만 지면의 한계 상 여기까지만 설명하겠다.

그럼 이렇게 사회적으로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하고 있는 안내견, 청각견, 구조견, 탐지견들에 대한 사회적 제도를 어떨까? 안타깝게도 우리의 제도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이들이 아프거나 은퇴했을 때 이들에 대한 처우가 부족하다. 선진국의 사례처럼 우리도 슈퍼파워독스에 대한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장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