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초대 내각 2차 발표... ‘무늬만 전북 장관’

13일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행안부 등 2차 장관 후보자 발표
인수위,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상민 후보자 전북 출신으로 소개
그러나 이 후보자 2015년 박근혜 대통령때 서울출신 기재 논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2곳을 제외한 16개 부처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했다.

법무부 장관에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엔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을, 외교부 장관 박진 의원, 통일부 장관 권영세 의원이 지명됐다.

환경부 장관에는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이, 해양수산부 장관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영 의원을 낙점했다.

이번에 공개된 장관 후보자들의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강원 1명, 경남 3명, 경북 1명, 대구 2명, 대전 1명, 부산 1명, 서울 4명, 전북 1명, 제주 1명, 충북 1명 등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영남권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수도권 4명으로 파악됐다.

지난 1차 내각 발표 당시 전북 출신의 후보자가 한 명도 없었던 만큼 2차 발표에서는 지역 몫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그 결과 인수위는 ‘전북 출생’이라며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을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 정권,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에 내정될 때에만 해도 서울 출신으로 소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 때문에 ‘무늬만 전북장관’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물론 전주 출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있지만 그는 출생 이후 대부분의 생활을 수도권에서 보냈던 만큼 온전한 전북 출신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

이와 별개로 전북 출신인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과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이 내각에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정 위원장과 이 의원 모두 “지역 발전에 노력하겠다”며 불합류 의사를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보수정권’ 시절 ‘호남차별·소외’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보수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에는 전북출신이 2명에 그쳤고 박근혜 정부 역시 전북출신이 2명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 2월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인사 등용'을 시사해 전북출신 장관에 대해 도민들은 기대가 컸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보수정당으로는 역대 최대 지지율을 기록해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높았다.

당시 윤 당선인도 “지역 출신이 많이 등용돼 역할을 하고, 중앙정부에 이야기할 수 있는 루트가 있어야 힘이 생기지 않겠냐”며 “그래야 이 지역에 중요한 사업을 할 때 예산도 배정받을 수 있고, 이런 점이 시민들이 보시기에 새 정부가 출범했을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전북 출신으로 보기 어려운 후보자가 전북 몫으로 거론되면서 국민 통합을 강조한 윤 당선인의 탕평 인사가 미흡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