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이 15일 정유재란 당시 왜군으로부터 장수향교를 지켜낸 충복 정경손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제례 봉행을 거행했다.
이날 제례는 장수향교(전교 육동수) 주관으로 이희성 장수군 부군수를 비롯해 각급 기관 및 단체장, 장수향교 유림회원, 지역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올해 제례 봉행은 코로나19로 인해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제례는 이희성 장수부군수 초헌관, 김용문 군의장 아헌관, 한병태 장수문화원장이 종헌관을 맡아 봉행했다.
충복 정경손은 임진왜란 당시 향교 내 문묘 지킴이로 장수에 침입한 왜적이 문묘에까지 이르자 문을 굳게 닫고 "만약 문에 들려거든 나의 목을 베고 들라"고 호통을 쳐 장수향교를 지켜낸 인물이다.
그의 당당한 태도에 왜장이 본성역물범(本聖域勿犯, 이곳은 성스러운 곳이니 침범하지 말라)이라는 문장을 남기고 스스로 물러나 장수향교가 불에 소실되지 않고 현재까지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이에 1846년(조선 헌종 12년) 정주석 장수현감이 정경손의 거룩한 기개를 이어받기 위해 ‘호성충복정경손수명비(護聖忠僕丁敬孫名碑)’를 세웠다.
장수군은 장수삼절(長水三節) 중 한 분으로 그의 희생정신과 나라사랑을 이어가기 위해 매년 음력 3월 15일 제례 봉행을 거행하고 있다.
이희성 부군수는 “지위 고하를 떠나 향교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정경손의 정신을 본받고 이어가며 장수향교 보존과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수향교 대성전은 1407년 지어져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존된 향교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대성전은 보물 제272호로 지정되어 공자를 비롯한 5성인과 송조4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장수=이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