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공천배제를 받으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준 가운데 송영길 전 대표 역시 같은 결과를 받자 공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그간 지역 정가에서는 송 지사의 컷오프 결과를 두고 계파 갈등의 희생양이라는 낭설이 돌고 있던 만큼 이번 송 전 대표 컷오프 결과는 이번 민주당 공천이 ‘계파 공천’이라는 의혹을 더욱 촉발하고 있다.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6·1 서울시장 선거 후보 선출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배제하기로 했다.
이에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선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전 대표 역시 경인방송 라디오에서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파 갈등임을 암시했다.
결국 지방선거에 있어 혁신 공천을 천명한 민주당이 예상 밖의 컷오프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공천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같은 내용은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컷오프에서도 나타난다.
앞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후보 심사기준으로 정체성·기여도 25%, 업무활동 능력 10%, 도덕성 15%, 적합도 조사(당선가능성)40%, 면접 10% 등 5개 항목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작 송 지사의 평가는 ‘재지지율 조사’가 가장 결정적인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평가 항목에도 없던 내용이 주요 평가로 작용하자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심사 원칙에 어긋나고 수많은 도민의 뜻을 무시한 정치적 권모술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평가 항목에 지지들 사이에서는 각종 낭설을 유발했다.
실제 송 지사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컷오프 사태의 배후에는 김성주 도당위원장과 정세균 전 총리가 있다”며 “김성주 도당위원장과 함께 정세균계로 꼽히는 안호영 의원을 도지사로 당선시키기 위해 작업한 것”이라는 내용도 퍼지고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성주 전북도당 위원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떤 한 두 사람에 의해서 이뤄졌을 것이다. 또 특정 세력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김 도당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어느 특정 지역이나 후보가 아닌 전국적인 상황을 놓고 어떻게 해야될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철저한 조사와 데이터에 입각한 분석을 통해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자체적으로 광주·전남북의 현역 단체장에 대한 재지지율 조사를 했다”며 “전남이 아주 높았고, 광주도 높은 편이었지만 전북이 가장 낮았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호남에서 뭔가 개혁과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하는 생각에서 재지지율 조사가 가장 결정적인 판단의 근거가 됐다”며 송 지사 컷오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당의 고민에 대해서 깊이 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재지지율 평가 항목 논란에 대해)점수를 보고 하는 건 아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건 정당의 공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