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전주시장 경선 토론회]공약 실현 가능성 '논박'

우 '지하차도', 유 '시청사 신축', 조 '대형상생형쇼핑몰' 공약
정치 브로커 개입 의혹…녹취록 전체 공개 등 진실 규명 촉구

왼쪽부터 우범기, 유창희, 조지훈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경선 후보/ 사진=오세림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경선에서는 우범기, 유창희, 조지훈 예비후보(가나다순) 등 3명이 공천권을 두고 경쟁한다. 21일 SK브로드밴드 전주방송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전주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이들은 상대 후보의 핵심 공약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공약 외에도 부동산 문제, 배우자 특채 발언 등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토론회 내용을 쟁점별로 정리한다.

 

△지하차도, 시청사, 지역상생형 대형쇼핑몰 공약 검증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을 활용해 상대측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 우범기 예비후보는 지하차도 건설 공약, 유창희 예비후보는 시청사 건립 공약, 조지훈 예비후보는 지역상생형 대형쇼핑몰 유치 공약이 검증대에 올랐다.

조 예비후보는 유 예비후보의 '시청사 신축 이전' 공약과 관련해 "유 후보는 시청사 신축 이전에 2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했다. 이 예산을 관공서를 짓는데 쓰는 대신,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분야에 쓰는 게 낫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예비후보는 "매년 10억 원에 가까운 시청사 건물 임대료를 지불하느니 새로 건물을 짓는 게 낫다고 본다. 시청사를 종합경기장으로 옮기고 교통환승센터 등을 만들어 종합경기장을 행정‧교통 허브로 개발하겠다"고 반박했다.

조 예비후보의 지역상생형 대형쇼핑몰 유치 공약을 놓고 유 예비후보는 "민자 유치 방식으로 대형쇼핑몰을 유치해 지역 소상공인을 입점 시키고 이들의 수수료를 낮춘다는 구상인데, 과연 그런 조건으로 전주에 올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유 예비후보는 우 예비후보의 지하차도 건설 공약의 재원 충당 계획 등 실현 가능성을 묻기도 했다. 우 예비후보는 전주시 3곳에 지하차도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전주역 앞 첫마중길과 호남제일문 지하차도 건설에 각각 300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예산 확보를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 예비후보는 "지하차도 건설 지점들은 전부 지방도로다. 과연 지방도로에 국비 매칭이 될지 의문"이라며 "현시점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것이 합당한지 조금 더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예비후보는 대형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호텔, 쇼핑몰 등을 대한방직 부지와 종합경기장 부지에 분산 배치한다는 우 예비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유 예비후보는 "우 예비후보는 종합경기장에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분산 배치 조정에 따르면 대한방직 부지에 쇼핑몰이 간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며 "민간기업은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에 수익이 되는 쇼핑몰을 제외한 호텔과 컨벤션센터만 짓게 한다면, 종합경기장 민간투자가 진행되리라 예측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우 예비후보는 "컨벤션센터, 호텔, 쇼핑몰, 중앙공원이 반드시 대한방직 부지와 종합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민간기업과 협상을 통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치 브로커 개입 의혹 논란…진실 규명 촉구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정치 브로커 개입 의혹을 폭로하고 전주시장 예비후보를 사퇴한 가운데 우범기·유창희·조지훈 예비후보는 '녹취록 전체 공개'를 다시 한번 주장하며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조지훈 예비후보는 "지역 정치권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그런(정치 브로커 선거 개입) 이야기는 소설 속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며 "저를 비롯 두 후보도 녹취록 전체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 녹취록 전체 공개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고 선거 브로커가 전주 정치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범기 예비후보는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치 신인인 저에게 (선거 브로커의) 접근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저 스스로 강한 원칙과 행동을 보여줬기에, 구체적인 제안을 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녹취록 전체 공개 등을 통해 모든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창희 예비후보는 "저는 그동안 정치를 하며 단 한 번도 선거 브로커에 휘둘린 적이 없다"며 "녹취록 전체 공개에 동의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 정치에서 선거 브로커는 퇴출돼야 한다"고 밝히며 깨끗한 선거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 패거리 정치, 배우자 특채 '말말말'

이날 토론회에서는 우범기, 조지훈 예비후보의 신경전이 과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 예비후보는 "우 예비후보가 전주시장에 출마하면서 세종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전주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것은 전주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 예비후보는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공무원 특별 분양을 받았고 이후 안양 집을 처분했다.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근무하며 전주 관사에서 2년간 거주했다. 그리고 바로 출마 준비를 했기 때문에 세종 집을 처분하고 전주 아파트를 분양받으러 다닐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뒤이어 우 예비후보는 "민주당의 핵심 가치는 '공정'이다. 조 후보의 전주시의원 시절, 배우자가 전주시에 특채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조 후보는 "특혜가 아니다. 정당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채용이었다"며 "지금과 같은 사회복지사 채용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 언제부터인지 알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우 예비후보가 "임정엽 출마예정자가 '패거리 정치' 때문에 자신이 경선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며 이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를 묻자 조 후보는 "알선수재 혐의로 경선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패거리 정치 때문이라고 한다면 민주당 공관위가 패거리 정치를 했다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지난 8년간의 전주시정 평가, 후보별 차별화 방안

세 후보들은 지난 8년간의 전주시정에 대해 '복지 정책'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지훈 예비후보는 "전주시정의 목표는 경제 최우선이 될 것이다. 전주·완주·익산 경제통합시, 팔복동·만성지구·여의동 첨단산업단지, 중소벤처기업공유혁신단지 등을 만들고 지역상생형 대형쇼핑몰을 유치해 전주의 경제규모를 키우겠다"며 "아울러 층고, 층수, 용적률을 획기적으로 재검토해 전주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범기 예비후보는 "전주시가 추진해온 '엄마의 밥상'과 같은 복지 정책, 전통자산의 가치를 활용한 정책은 앞으로도 계승·발전하겠다"고 했다. 다만 우 예비후보는 "전주시가 크게 성장하지 못한 건 대한방직 부지와 종합경기장 등 지역 곳곳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활력 있고 생기 넘치는 전주로 바뀌어야 할 때로 시민과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정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창희 예비후보는 "사람과 문화, 생태 중심의 전주시 정책은 전국적으로 탁월했다"며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게 다양한 복지 정책을 펼쳤지만 먹고사는 문제, 개발 문제는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주·완주 경제공동체로 규모를 키우고, 지지부진한 개발을 적극 추진해 도시의 활력을 살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