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정대현(48) 씨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소식에 일주일이면 서너 차례 점심시간마다 직장 인근 식당을 찾곤 하지만 늘어나는 식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씨는 “최근 코로나 대유행 이후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며 재택근무에서 출근으로 전환됐다”며 “요사이 외식 값도 많이 올라 팀원들이 함께 모여 식당을 찾더라도 계산을 할 때면 예전보다 비용이 늘어나 후식으로 커피 한잔하자는 말도 꺼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역 내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심지어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을 결합한 ‘런치플레이션’ 시대란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급여가 올라도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한다”고 푸념하고 있다.
2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인기 점심메뉴인 김치찌개백반 가격은 전북지역이 올해 7600원으로 지난해(7150원) 대비 450원 올라 6.2% 인상됐다.
전북지역의 김치찌개 가격은 제주(8125원), 충북(7714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으며 서울(7154원), 경기(7190원) 등 수도권에 비해서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바쁜 일상 속에 급하게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김밥 가격은 올해 2630원으로 지난해(2300원)와 비교해 330원이 올라 12.5% 급등했다.
다른 외식비의 가격도 품목별로 보면 자장면은 올해 5600원으로 지난해(5200원) 보다 400원 올라 7.1% 인상됐고 칼국수는 7450원으로 지난해(6900원)와 비교해 550원 올라 7.3% 인상됐다.
여름철 인기 메뉴인 냉면 가격은 8450원으로 지난해(8000원) 대비 450원이 올라 5.3% 인상됐고 삼계탕의 경우 1만 4700원으로 지난해(1만 3800원)와 비교해 900원이 올라 6.1%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식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원인은 재료비 인상과 인건비 상승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 속에 직장인들은 구내식당을 찾기도 하며 지역에서 가격이 착한 업소를 수소문하고 있다.
전주시 송천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콩나물국밥 한 그릇에 4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입소문을 타면서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직장인들은 식비뿐 아니라 고유가 시대에 교통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쉽사리 유리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등 기름 값이 치솟으면서 일부 직장인들은 교통비를 아끼려 자가용을 두고 걸어서 출퇴근하거나 자전거 또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풍경도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거리 두기 해제에 따라 외부 활동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면서 외식물가 상승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