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누군지도 몰라요" 20대 청년들 지방선거 무관심

일당독점 체제 속 유명무실한 청년공약에 '실망'
지역 정가 "청년 투표율 높아야 청년정책에 고심"

6·1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사진=오세림기자

20대들이 내달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외면하고 있다. 사실상 일당 독주 체제인 전북의 선거판, 유명무실한 청년정책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약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회초년생인 김모 씨(25)는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다. 김 씨가 거주하는 전주시장의 후보 이름도 잘 모르는 데다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도 모른다. 익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지난해 전주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고, 직장에 적응하기도 빠듯한 탓에 얽히고 설킨 지역 정치를 이해하고 찾아볼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솔직히 시장과 도지사에 누가 출마했는지도 잘 모른다. 선거 홍보 문자가 오더라도 귀찮게만 느껴져 모두 차단해 놓았다”면서 “TV를 틀어도 우리 지역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수도권 선거얘기만 나오기 때문에 관심이 더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 대학생의 선거 무관심은 더욱 심했다. 기자가 직접 전북지역의 대학생 20명에게 '자신 거주지의 기초단체장 후보를 한 명이라도 아느냐'고 묻자 단 9명만이 이름을 안다고 답했다. 질문 대상을 전북도지사로 바꿔 한 질문에는 8명이 여·야당 후보의 이름을 정확히 말했다. 일부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의 이름을 답으로 말하기도 했다.

익산에 거주하는 대학생 고모 씨(23)는 “정치관련학과를 다니고 있어 상대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자부하지만 이번 선거에는 무효표를 던지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면서 “예비 후보들이 경선 때는 정식 후보가 되기 위해 공약 홍보는 뒷전으로 하고 이름 알리기에만 열을 올리더니 경선이 끝나니 아무런 홍보조차 하지 않는다. 민주당 일색인 선거판에서 정식 후보만 되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는 후보자들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청년들의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제6회·제7회 지방선거 당시 전북 유권자의 투표율은 각각 60%대였지만 20대의 투표율은 모두 50% 초반대를 기록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효과적인 청년 정책을 만들어내지 못해 청년들의 선거 무관심을 야기한 지역 정치인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면서 “그래도 선거에 참여해 무효표라도 행사하길 바란다. 청년 투표율이 높아야 후보들도 청년을 위한 정책을 고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