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가 지난 27일 수도권 유세에 동참한 가운데 이를 두고 도민들의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김 후보의 행보를 두고 도민들 사이에서 긍정론과 부정론, 중립적인 입장 세 가지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민주당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장, 경기지사, 인천 계양을 선거 유세 현장을 찾아 지원에 나섰다.
김 후보는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에 살고 있는 전북도민들에게 이재명, 송영길, 김동연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김 후보 외에도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이날 인천 계양을에 집결 ‘이재명 구하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의 선거 결과에 따라 당의 운명에 큰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 후보가 자기 지역을 제쳐두고 당 지도부와 계양을에 공력을 기울이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김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힘 조배숙 후보는 “전북지사 후보가 선거기간에 수도권 지원 유세에 나서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면서 “김 후보의 수도권 지원 유세는 전북도민을 대놓고 우롱하는 꼴이다”고 비난했다.
도내 일부 유권자들 역시 “아무리 당선가능성이 높다 해도 전북도민을 표나 주는 호구로 보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선거를 앞둔 마지막 금요일 오후는 후보들에겐 마지막 ‘골든타임’인데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를 위해 전북지사 후보가 원정유세를 간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도 있었다.
반면 김 후보의 이번 행보에 높은 평가를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차기 유력한 전북지사 후보로서 당내 입지를 넓히는 게 지역유세보다 더욱 전략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김관영 후보의 행보를 지지하는 측은 “전국 판세에서도 계양구가 갖는 상징성이 커졌기 때문에 다른 지역 선거에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집중유세”라며 “아무리 야당이라도 전북지사가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가진 입지에 따라 전북숙원 법안 통과에 훨씬 더 강력한 힘이 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수도권 유세는 오히려)도민을 우습게 본 게 아니라 전북발전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김 후보가)너무나 잘 알기에 결정한 행동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관료출신들보다 정치를 훨씬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게 이번 행보에서 드러났다”고도 했다.
중립적 입장의 유권자들은 “김 후보의 지원유세는 후보자 본인 판단으로 비판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호평을 내릴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 후보로서 선거판세가 유리하다보니 운신의 폭이 다른 지역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보다 넓었을 것”이라며“지역구를 비운 게 아쉽고 도민들을 무시했다 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위기인 상황에서 충분히 하루 정도 유세지원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김관영 후보는 “(저 역시)전북지사 후보로서 선거 기간 중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민주당에 많은 힘이 실려야 우리 전북도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수도권 지원유세에 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