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자주는 방문하지 못하지만, 명절이나 집안 행사로 내려가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운전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면 사람이 점점 줄고 있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보면 노령 층의 비율이 높아져 있고,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집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줄어드니, 당연히 초등학교 및 중학교가 폐교가 되어가고 있다. 필자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이미 십여 전부터 폐교가 되어, 고향의 아이들은 먼 거리에 있는 학교에 버스를 이용해서 다니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현실은 암울하다는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장수를 다녀오면서 더욱 이런 점들이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아이들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일할 젊은 사람이 줄어서 농사 지을 사람이 없어서, 이제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니 벌써 놀고 있는 땅들이 있었다. 결국은 인구가 줄어드니 농사를 짓는 사람이 주는 것은 당연하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이 줄고, 해외에서 수입되는 양이 늘어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농업은 무엇인가? 농업은 1차 산업으로서 국가의 기반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쌀, 보리, 배추, 돼지고기, 소고기 등 기본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가격의 변동은 주요 뉴스로 다루어지기도 하며, 무역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아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의 식량 산업, 즉 농업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농업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즉 농작물은 살아 있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 관리를 해야 하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농업 인구가 줄고 있는 이 시점에 더 이상 농업은 이제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다.
어릴 때 초등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품앗이를 통해서 모내기를 다 같이 하는 것은 하나의 풍습이었고,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인구가 줄어든 지금, 모내기는 이야기라는 기계가 대신을 하고 있다. 아마 가장 빠르게 사람을 대신한 농업 기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 이미 여러 식물을 관리하는 많은 부분들이 기계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기계들의 발달은 이제 땅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고, 건물 안에서 빛과 물로 조절을 해서 키우는 식물공장들로 발전되었다. 즉 스마트 농업의 시대가 빠르게 열린 것이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구 감소로 인해서 버려지는 건물을 활용해서 식물공장을 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스마트 농업 기술을 수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식물뿐 만 아니라 동물에서도 이제 로봇 시스템이 빠르게 적용되어 가고 있다. 젖소를 키우는 목장에서 젖을 짜던 사람 일을 이제 로봇이 대신하기 시작했고, 소밥을 주는 것도 자동화되어가고 있다. 모든 돼지의 움직임을 카메라가 인식하고, 사료를 얼마나 먹는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아픈 동물들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을 하는 사람의 자리를 빠르게 기계가 대신하는 스마트 농업이 발달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빠르게 스마트 농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가 모두 협력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런 분야에 젊은 사람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스마트 농업으로 진출을 하게 되면, 당연히 지방으로의 인구 유입도 증가할 것이다. 스마트 농업의 발달이 증가하려면 더욱 기술의 발달이 요구되는데, 우리나라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 등 여러 다양한 IT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기술들이 스마트 농업과 연동 되어, 스마트 농업이 대한민국의 성장 모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장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