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계속된 서진정책이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소기의 결실을 거뒀다. 호남에서 지역구는 아니더라도 비례대표에서 광역·기초의원 당선자 7명이 나왔다. 전북도의회와 전주·군산·익산시의원 광주시의원 전남도의원 순천시의원 등을 배출했다. 전북·전남·광주광역단체장 3곳 선거에서도 각각 15% 이상 득표하면서 지난 3월 대선 때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을 넘어섰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이기에 어느 정도 후광효과를 보았지만 동토의 땅으로 여겼던 전북과 광주·전남에서 제2 당의 지위를 확보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호남 껴안기의 서진정책 성과로 볼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 그리고 문재인 정부 탄생으로 보수진영이 괴멸 상태에 처하자 비상대책위를 꾸린 보수당은 적극적인 서진정책을 펼쳤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단재미를 본 지역주의와 영호남 갈라치기로는 더 이상 전국 정당화와 대권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호남 보듬기에 적극 나선 것.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꾼 뒤 정운천 의원의 주도로 호남동행 국회의원 50명과 함께 제2 지역구 활동을 추진했다.
보수 혁신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이준석 대표도 취임하자마자 영남이 아닌 광주와 전주를 먼저 찾았다. 새만금과 전주·완주 산업단지를 둘러보며 지역 현안도 꼼꼼히 챙겼다. 지난 20대 대선 때는 윤석열 후보가 전북을 찾아 “더 이상 전북 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확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윤 후보는 전북에서 보수당 대선후보로서는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고 연이은 지방선거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3일 호남 광역·기초의원 당선인 축하행사 자리에서 “호남 주민이 상당한 신뢰를 주신 만큼 일로써 보답하는 게 다음 단계로 가는 길”이라며 “정부 측과 협의를 통해 올여름부터 적극적인 서진정책의 결과물들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 전주 유세 때 선거 공학적 정치가 아닌 정직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를 약속했었다.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진정성과 보답을 밝힌 만큼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와 제3금융중심지 등 전북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