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꽃 꽃 꽃 가득
피었다.
꽃밭에
한번 엎어져 보자던 그,
사람 오지 않고
꽃밭에
꽃 꽃 꽃 시든다.
어떤 사람을 ‘그리운 사람’이라고 할까?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시계 초침을 정지시켜놓고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과거는 없다. 다만 기억만 존재할 뿐이다. 그 기억이 떠오르면 그리운 사람도 꽃밭에 꽃처럼 피어있을 것이다. 힘들 때 도움을 청할 사람, 마음을 움직여 줄 수 있는 그 사람이 그리운 사람이다. 아니 “꽃밭에/ 한번 엎어져 보자던” 기억으로 오는 사람이 그리운 사람이다.
매정하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고 꽃은 시든다. 그리움은 몸이 기억한다. 몸에 스며든 감정은 매일매일 꽃처럼 피어난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