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제 마땅하다

전주시가 국토교통부에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지정 해제를 요청했다. 그동안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던 전주시가 정부에 해제를 정식 요청했다면 지역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전주시가 모니터링한 결과 주택거래량이 감소하고 주택 매매가격 상승폭도 크게 둔화됐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0년 12월 전주를 포함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전국 36곳을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당시 전주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일반 서민이 느끼는 체감온도와는 괴리가 컸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피해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투기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렸고, 이로 인해 마침 신규 택지개발을 진행한 에코시티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기형적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은 외지 투기세력의 개입으로 전주지역 전체가 규제 대상으로 묶였고, 이는 고스란히 신혼부부를 비롯해 내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 실수요자들의 피해로 돌아갔다. 건설사의 아파트 공급량이 크게 줄어 집값이 오히려 오르고, 금융권 대출규제에 막혀 서민들의 한숨은 늘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오히려 집값은 더 뛰었다. 문재인 정부의 빗나간 부동산정책이 애꿎은 서민들의 피해만 키운 셈이다.

그리고 1년 6개월이 지나면서 전주의 부동산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에코시티와 효천지구의 신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대폭 둔화됐고, 아파트 거래량도 현저히 줄었다. 물론 규제를 풀 경우 다시 투기세력이 몰려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크게 올라 예전과 같은 집값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전처럼 외지 투기세력이 전주지역 부동산시장에 개입할 상황도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렇다면 이제 서민층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전주시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풀어야 할 때다. 다만, 전주의 경우 원도심과 신규 택지개발지구 등 지역에 따라 주택가격과 그 변동률에 큰 차이가 있는 만큼 동 단위로 세분화해 조정지역을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