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익산 초등생 학폭 사태, 출석정지·특별교육으로 일단락

익산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 출석정지 10일 및 특별교육 30일 처분
학폭 대응 시스템 한계 지적...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은 여전히 요원

24일 충격적인 학교 폭력 사태가 벌어진 익산 한 초등학교에서 피해 학부모들과 익산교육지원청, 담임교사와 학교폭력 담당 교사,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진행됐다.

속보= 익산의 한 초등학교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초등학생 학교폭력 사태가 출석정지 10일 및 특별교육 30일 처분으로 일단락됐다. (22일자 5면 보도)

교실과 학교 앞 육교에서 언어폭력을 당하고 그 충격으로 상담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은 피해자가 아닌 목격자로 분류되는 등 직접적인 신체 폭력만 피해로 인정하면서 피해 호소 학생 17명 중 3명만 피해 학생으로 인정을 받았고, 교실에서 키우던 애완동물(햄스터) 죽음에 대한 학생들의 정신적 피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해 학생이 더 이상 다른 아이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분리됐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은 일단 안도하는 모양새지만,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익산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주변 학생 폭행, 담임교사와 교장에게 욕설과 협박, 수업 방해, 햄스터 죽음 등 충격적인 일탈로 학교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5학년 A군에게 출석정지 10일 및 특별교육 30일 처분을 결정하고 지난 23일 이를 학교 측에 통보했다.

이틑날 학교에서는 피해 학부모들과 익산교육지원청, 담임교사와 학교폭력 담당 교사,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익산교육지원청은 원광대학교병원에서 해당 학생의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기로 했고 이후 조치 방안은 도교육청과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와 재방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피해 학생 아버지 김모씨는 “어제 심의위 결과를 통보받았는데 결과를 보니 ‘이거(학폭 사건 처리)는 할일이 못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아이 피해도 피해지만 좀 더 나은 환경을 위해서 한 것인데 이런 결과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아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진술만 듣고 결론을 낸 것인데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심의위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딸아이는 가해 학생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킨다”면서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도 학폭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안 촉구 목소리를 냈다.

학폭 담당 교사는 “심의위가 양쪽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조치를 어떻게 내릴까 미리 답을 정해놓고 주변 여건들을 정리한다는 느낌이었다”면서 “현장의 교사로서 부족한 부분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죄책감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잘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교사가 느끼는 외부의 시선은 무엇이든 조금만 잘못해도 전부 교사 탓”이라고 호소했다.

교장도 “학부모님들이 학교를 믿어주고 목소리를 내주셔서 이슈화가 된 것인데, 사안을 대하는 교육지원청의 태도에 너무 속이 상했고 전혀 도움도 받지 못했다”면서 “해당 학생이 이전 학교에서 강제전학을 왔는데 그때 당시 지금 같은 관심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피력했다.

이날 학생·학부모와 교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학교를 찾은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인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사태 수습을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아직 취임 전이지만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데 한 치의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위기학생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 상황 발생시 적극적인 대처 등 앞서가는 교육행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