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청암산 생태체험센터 조성사업’이 오락가락 행정 끝에 결국 무산됐다.
그 동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향성·일관성 없는 정책을 보이면서 행정력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군산시의회는 최근 ‘청암산 생태체험센터 건립사업 취소’ 내용이 담긴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주민 반대 속에 최종적으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자 군산시가 청암산 생태체험센터 건립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 사업은 오는 2023년까지 총 26억 원(균특 5억원·도비 14억5000만원·시비 6억5000만원)을 들여 청암산 입구에 전시·체험학습실을 갖춘 생태체험센터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청암산 방문객에 대한 안내·생태교육·체험공간을 제공해 생태관광 활성화는 물론 주민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원활하게 진행될 것 같았던 이 사업은 부지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9년 7월 청암산 생태체험센터 건립 계획을 수립하고 그 해 10월 시의회의 동의까지 받아 추진하던 중 주민들이 부지 변경을 요구하면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사업초기에는 주민들이 현 부지에 대해 동의했지만, 이후 조망권이 나은 인근 옛 수도과 관사부지로 옮길 것을 요구하며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가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공사까지 들어간 터라 이 같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특히 설계비와 기반공사로 수 억 원의 예산마저 이미 소요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시는 지난해 3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 공사 중단 및 건축허가를 취소하고 다시 (센터 건립)변경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군산시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동의안을 상정했지만 이번에는 시의회에서 “공사까지 들어간 이 사업을 중간에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결처리하면서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다.
결국 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시 설득 작업에 나섰으나 끝내 실패하면서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시는 이 사업으로 확보한 예산을 청암산 탐방로 조성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설계용역비 등 이미 쓴 예산이 허무하게 날라 가는 등 예산낭비는 물론 행정력과 시간만 소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의원은 “시의 오락가락한 행정으로 사업에 대한 혼란만 낳았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혈세도 낭비됐다”면서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집행부가)보다 철저한 업무 수행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