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의 물이 제자리에 머물지 않으니 더 자유롭고 풍요로운 새 길이 열리지 않는가!”
‘섬진강 화가’ 송만규 화백이 섬진강의 사계절을 담고, 그 위에 잔잔한 글을 얹었다. 강의 덕성과 품성을 드러낸 작가의 창작 과정을 담아 <강의 사상>(기획출판 거름)을 펴냈다.
송만규 화백은 섬진강 전체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포착한 8장면의 사계를 총 32장의 대형 화폭으로 그려냈다. 1경은 붕어섬, 2경은 구담, 3경은 장구목, 4경은 사성암, 5경은 왕시루봉, 6경은 평사리, 7경은 송림공원, 8경은 무동산, 일명 섬진팔경이다.
송만규 화백은 화백을 넘어 강의 사상가로 자리매김했다. 섬진팔경을 수묵으로만 담는 것이 아니라 글로도 담기 때문이다. 화백을 넘어서 강의 사상가로, 본인이 직접 보고 느꼈던 섬진강의 모습을 세세하게 글로 풀어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섬진강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강에 깃들어 사는 사람, 생명들의 살림살이까지 모두 살피게 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람’의 삶, 우리의 삶만 살피고 살던 우리에게 한 가지 깨우침을 준다. ‘물의 삶’, 이것이 바로 곧 사람과 생명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송만규 화백은 “계절마다 산기슭에서 산꼭대기로 오르내리며 가슴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유난히 남아 있는 여덟 곳에 집중했다. 섬진팔경의 사계절이 그림이 된 것이다. 이렇게 한 매듭을 짓고 싶었다”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은 추천사를 통해 “송만규의 섬진팔경에서 묵자 사상의 하나인 겸애 정신을 읽어 낼 수 있다면, 이는 과외의 안복이리라. 화가는 섬진강에서 묵자의 사상을 체득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바로 섬진팔경의 원천이다. 지금 섬진강에 가고 싶다”고 했다.
송 화백은 전북 출신으로, 원광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민주화 투쟁의 현장 출신이다. 그는 20여 차례의 국내외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한국묵자연구회장으로 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