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대 전북도의회가 새롭게 출범했다. 도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여성 의장이 전북도의회 전반기를 이끌게 됐다. 국주영은 의장은 도의회 개원사에서 ‘신뢰받는 의회, 강한 의회’를 표방했다. 깨끗하고 투명한 의정활동도 약속했다. 전북 발전과 도민 삶의 향상을 위해 힘쓸 것도 다짐했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한 이후 전북도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도민 기대치에는 부응하지 못해왔다.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대안 제시라는 본연의 역할에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지역 정서상 집행부와 의회 다수가 같은 당 소속이다 보니 도의회는 통과 의례적인 기구 정도로 인식되어 왔다.
도의회가 제 역할을 못 하면서 도지사와 집행부가 잘못하거나 제대로 못 해도 바로잡지 못했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 중단이나 LH 본사 포기에 따른 삼성의 새만금 투자 양해각서, 대규모 전시성 행사 유치 등에 대해 도의회에서 제동을 걸지 못했다. 특히 전북의 미래 비전이나 성장동력 확보, 소멸 위기 대응 등에 있어서 집행부가 둔감해도 눈감기 일쑤였다. 게다가 지난 11대 도의회는 역대 최악의 도의회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의회 수장인 의장이 비위로 수사를 받으면서 의장으로서 역할을 못한 채 중도 낙마하거나 사무처장에 대한 갑질 행위로 의회 위상에 먹칠하는 등 큰 오점을 남겼다. 이처럼 도의회가 제 역할을 못 하면서 전북 경제는 쪼그라들고 인구는 격감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로 전락했다.
도민으로부터 신뢰받고 강한 의회가 되려면 도의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도지사와 같은 당 소속이라 해서 적당히 어물쩍 넘겨선 안 된다. 잘하는 일에는 응원과 협력이 필요하지만 잘못된 일은 제대로 짚고 바로잡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 경제와 민생 회복에 중점을 두고 각종 규제 철폐와 지원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신뢰받는 의회, 강한 의회는 누가 쥐여 주는 게 아니다. 의장과 의원 개개인 스스로가 켜켜이 정립해 나가는 산물이다. 소수당과도 협력하면서 도민들로부터 박수받은 도의회, 집행부와 함께 전북 발전을 선도하는 12대 도의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