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들어서자 마스크 너머로 진한 잉크 냄새가 들어온다. 평소 전시장에서는 맡을 수 없는 냄새가 가득했다. 전북 판화 30년의 역사가 담긴 전시라 다른가 보다.
전시 주제는 ‘다시, 판화’다. 8월 21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장 들어서기 전까지 “내가 판화를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 판화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판화 경험이라고는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고무 위에 조각칼로 새겨 본 것이 전부다.
걱정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판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한 판화 설명으로 벽면이 가득 채워져 있다. 평판화부터 공판화, 오목판화, 볼록판화 등 판화 방법과 알아두면 쓸 데 있는 판화 상식 등 자세한 설명에 걱정이 사라졌다.
전시장 곳곳을 활용했다. 10대 학생부터 60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관심사와 다양한 궁금증을 수집해, 내용을 그림으로 옮겼다. 1000여 장의 판화가 전시장 벽면부터 기둥, 바닥까지 붙어 있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전북판화가협회(회장 유대수) 소속 작가들의 열정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판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전북 판화 30년의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하얀 종이 위 검은 잉크의 판화가 아니다. 다채로운 색 잉크의 판화다.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 판화 작품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다. 이곳저곳 판화의 매력이 묻어 있다. 전북 판화 30년의 기록, 창작 포스터, 판화 제작 도구도 전시 중이다. 판화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아쉬운 것은 매주 토, 일요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했으니, 손으로 해 보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0년 시간 속에 담긴 열정 넘치는 전북 현대판화의 힘은 어마어마하다. 1990년대 기점으로 이전 전북 판화와 이후 전북 판화의 아름다움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오는 30일에는 ‘전북 판화 30년의 어제와 오늘, 다시 제 모습 찾기를 위하여’를 주제로 한 작가와의 대화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