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공인중개사만큼 인기 있는 직업도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수입도 없고 개점휴업 중인 곳이 상당수입니다”
5일 오후 1시께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안에 위치한 A부동산 중개업소.
이곳에서 만난 대표 박모씨는 “아침 9시부터 사무실 문을 열었지만 하루 종일 찾아오는 손님이 없다”고 말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또 다른 B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권모씨는 “사무실 문만 열어 놓았지 집을 보러 오겠다거나 집을 팔려고 문의하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마찬가지로 손님 없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활동 중인 공인중개사는 총 3300명으로 전주시는 덕진구 923명, 완산구 885명 등 1808명이다.
전주 부동산 시장은 신도심을 중심으로 호황을 이어오다가 2020년 말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열기가 식기 시작했다.
실제로 에코시티만 하더라도 한 집 건너 한 집은 부동산 중개업소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지만 이제는 거래 절벽으로 시장의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만성지구는 신규 택지에 있는 아파트 수백여 채가 매물로 나왔지만 대출규제로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지역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중개 보조원을 내보내고 1인 운영체제로 전환한 곳도 늘었다.
공인중개사들이 현장 발품을 줄이는 대신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매매가 70% 이상 급감해 한 달에 한 건도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부동산 중개업소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파트를 갈아타는 수요가 없어 매매는 물론 전월세 시장도 전주지역 특성상 선호도가 낮아 계약 성사는 하늘의 별따기로 여겨진다.
이와 같은 문제는 고금리 상황 속에 이자 부담은 2배로 뛰고 재건축을 제외한 전주지역 신규 물량이 향후 몇 년간 없다보니 불거진 현상이다.
전주가 부동산 조정지역으로 묶여 있다 보니 거래가 뜸하기도 하고 억 소리 나는 아파트 가격에 쉽사리 대출을 받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은 신규 택지로 이동하려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렇다보니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을 위해 과도한 규제는 풀고 신규 아파트 공급은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장은 “부동산 규제와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실수요자는 집을 사고 싶어도 못 사고 집주인은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다”며 “부동산 조정지역 해제와 신규 주택공급을 늘리는 정책적인 수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