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군산사람들의 단톡방에 "군산시 물동량을 전남 광양항으로 빼앗기고 있는 것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시민이 군산에 3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모 업체 사장과 서울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눈 후 올린 글이었다.
그는 " 수출물량이 많은 이 회사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내륙운송비를 들여서 광양항을 이용하고 있다" 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 군산지역의 물동량조차 군산항에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데 행정기관은 무엇하느냐"며 도내 지자체를 질타했다.
과연 도내 수출입 물동량의 역외유출상황은 어떨까.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자료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 도내 항만수출 물동량은 250만여톤이었다. 그러나 군산항을 통해 수출된 물량은 고작 46만톤, 18.5%에 불과했다.
나머지 물량 81.5%는 부산항과 광양항, 인천항, 평택항을 통해 수출이 이뤄졌다.
더욱 큰 문제는 군산항을 코앞에 둔 군산국가산단내 입주업체들조차 군산항을 이용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산시의 수출 물동량은 도내 전체의 48.7%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의 34.4%만 군산항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동량은 어떠한가.
당시 도내 전체 수입물동량은 824만7000여톤이었다. 그러나 이가운데 62.6%인 516만4000톤만 군산항을 통해 수입됐을 뿐이다.
나머지 37.4%는 광양항(24.5%), 부산항(5.8%)등 타지역 항만을 통해 수입이 이뤄졌다.
군산시 관내 수입 물동량은 534만7900여톤이었지만 이의 70.6%만이 군산항에서 수입됐다. 나머지 29.4%는 광양항과 부산항등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도내에서 발생하는 수출화물의 80%이상, 수입화물의 약 40%가 역외유출된 셈이다.
이런 현상은 항만에 대한 전북의 무관심에서 비롯됐다.
도민들은 항만활성화는 항만인들의 문제일 뿐이라고 치부했다.
전북도와 군산시 등 지자체는 항만은 '국가사무' 라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지자체에 항만에 능통한 고위 공무원이 없어 항만발전을 위한 기획행정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중앙부처가 하는대로 질질 끌려다니기만 했다.
지방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다. 항만을 끼고 있는 다른 지역의 지자체는 지방의회 차원에서 '항만발전을 위한 특위 구성'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만 도내 지방의회는 항만발전을 남의 일보듯 했다.
도내 수출입 물동량의 심한 역외유출현상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수출입 물동량은 무역항만 활성화에 매우 중요하다. 수출입 물동량의 증가는 그만큼 입출항 선박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예 도선, 선박대리점, 하역회사. 항운노조, 운송 관련업체 등으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이어진다.
또한 항만배후지역에는 많은 기업들이 입주하고 고용창출과 인구유입으로 인구증가를 도모할 수 있다. 지역내 경제 혈색이 살아난다.
민생과 경제활성화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는 31개의 무역항이 있고 물동량 유치경쟁은 치열하다.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도내 수출입 물동량의 심각한 역외유출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해결책 모색에 나서야 한다.
/안봉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