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함께 한 사람들 이야기 담아내야”

익산 만경강 생태문화하천 만들기 프로젝트 일환 토크콘서트 열려
안도현 시인·김병용 소설가 초청 문학 작품 속 만경강 매개로 소통
만경강이 가지고 있는 생태적·문화적 가치에 대한 관심 필요 한목소리

지난 6일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익산 만경강 토크콘서트’에서 안도현 시인(가운데) 김병용 소설가(오른쪽)가 사회를 맡은 오선진 아나운서와 만경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송승욱 기자
지난 6일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익산 만경강 토크콘서트’에서 참여 시민들이 행사 시작을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송승욱 기자

“강을 생태문화하천으로 만드는데 있어 물을 맑게 하는 것은 절반의 성공입니다. 강 주변의 사람들이 만경강에서 어떤 기억을 갖고 있는지 경청하고 기록하고 모아서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익산 만경강을 생태문화하천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강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 실내공연장에서는 ‘익산 만경강 생태문화하천 만들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익산 만경강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상임대표 하춘자)와 (재)익산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문진호), 익산시가 함께 안도현 시인과 김병용 소설가를 초청해 시민들과 함께 문학 작품 속에 묘사된 만경강을 매개로 익산 만경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 생태적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겨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원광대학교 출신의 안도현 시인은 이 자리에서 “대학 때부터 15년가량 살았던 익산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데 당시에는 만경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만경강이 좋다거나 같이 가보자거나 하는 경우가 전혀 없었다”면서 “시민들과 함께 익산 만경강을 생태문화하천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마련된 오늘 이 자리가 무척 소중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80년대 익산에 살 때 익산 만경강을 다들 똥물이라고 했는데, 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는 인근에 대규모 공단이 생기고 도시가 팽창하던 시기였다”면서 “생태적 측면의 강 하나만 놓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강과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익산 만경강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는 전문가도 필요하고 익산시든 지속협이든 누군가 주축이 돼 관심을 갖고 소모임이 만들어지면 나중에 만경강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용 소설가는 익산 만경강의 매력에 대해 “확실한 것은 대부분 산과 들을 흐르는 다른 강과 달리 사람이 사는 마을을 흐르는 강이라는 점”이라며 “그런 이유로 오염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생명의 젖줄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익산이 수많은 내로라하는 작가들을 배출한 문학도시라는 점에서 문학을 비롯한 여러 새로운 방식으로 익산 만경강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알리고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또 “강물이 바다를 향해 흘러간다면 하구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바다에서 들어오는 입구이기도 하다”면서 “익산이라는 도시의 정체성 측면에서 과거 고조선 준왕이 익산에 내려왔을 때 만경강을 통해 들어왔다면 마한의 정립과 그 시작이 만경강 유역이 되는 셈이다. 이런 부분을 익산시민들이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규명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익산 만경강 생태문화하천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난 5월 시민 100인 원탁회의에 이어 이날 토크콘서트를 마련했으며, 7월부터 조류 모니터링 중간보고회와 선진지 견학, 만경강 포럼, 만경강 시민 걷기 마라톤 및 자전거 대행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