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뿌리 고향을 잊을 수 있겠는가”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참지 못한 출향인들이 가까이는 전주와 대전, 멀리는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여름 무더위를 뚫고 고향동네에 모여 한바탕 마을잔치를 열어 화제다.
지난 9일 완주군 삼례읍 신탁리 상탁마을 경로당 옆 공터에 주민과 출향인 등 100여 명이 모여 음식을 나눠먹고, 노래자랑도 하며 잔치를 벌였다. ‘상·중탁마을 향우인 만남의 장’이다.
재경완주군향우회(회장 오문희)와 비수도권에 사는 상·중탁마을향우회(회장 김영득)가 의기투합해 개최한 이날 마을잔치에는 유희태 완주군수와 윤수봉 도의원, 이경애 완주군의회 부의장, 이정근 삼례읍장, 강신학 삼례농협 조합장 등도 참석, 잔치 분위기를 북돋워 주었다.
대전에 사는 김영득 회장은 “고향 마을이 삼봉신도시에 상당 부분 편입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저희들의 뿌리이기에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며 “고향을 그리워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선후배님들을 만나 지나간 이야기들을 나누고, 서로 서로 좋은 추억을 나누고자 ‘상·중탁마을 향우인 만남의 장’을 개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서울에서 온 이훈씨는 “산과 바다로 가서 피서를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고향을 찾아 고향을 지키시는 선후배님들과 소통하며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이 더욱 유의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출향인들이 마을잔치를 벌이며 마음을 달랜 상·중탁마을은 삼봉웰링시티에 마을 대부분이 편입된 곳이다. 상탁마을의 경우 완전히 편입돼 사라졌고, 이 지역 3개 마을 110여 가구는 10분의 1로 줄었다. 조금 남은 땅덩어리는 외지인 소유가 상당하다. 부동산 투기 세력으로 인해 땅값은 천정부지 치솟았지만, 정작 원주민 마을 사람들의 이익은 제한적이라고, 한 주민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 주민은 "상탁마을은 완전히 사라졌고 중탁마을 땅도 외지인 손에 넘어가고 있다. 출향인 등 주민 아픔을 달랠 대책이 아쉽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