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가 본격 출범하면서 공직 사회에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이 바뀐 곳은 공모를 통하거나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년 마다 반복되는 권력 교체의 시기인 셈이다. 인사철이라 그런지 소위 말하는 선거 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그 가운데서도 경선 과정이 드라마틱 했던 도지사와 전주시장 주변 인물의 거취에 유독 관심이 쏠린다.
김관영 지사와 우범기 시장은 고시 출신 엘리트에다 중앙 행정과 의정 경험이 많아 인맥도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인들은 이런 인물 경쟁력이 유권자에게 어필함으로써 승리했다며 자평하고 이는 사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권자 기억 속에 강한 인상을 남긴 승부처는 송하진과 임정엽 컷오프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지지 세력이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선 판도를 뒤집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극적인 승리 뒤 이들은 샴페인도 터뜨리지 못한 채 눈앞에 닥친 현실적 이해 관계 때문에 줄다리기 양상을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김 지사와 우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독자 세력에 의한 단독 집권을 하지 못했다. 불가피하지만 공천 파동에 따른 연합 전선의 승리였다. 그런 연유로 이들의 독자 세력화는 안정적 정치 기반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선거 우군 세력과의 관계 설정이 더욱 주목된다. 보은인사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이들을 끌어안느냐, 아니면 더 큰 꿈을 위해 고리를 끊어내느냐가 딜레마다.
이같은 불편한 기류는 인수위 구성 때부터 터져 나왔다. 도지사 인수위는 그래도 송하진 측 인사가 명단에 오른 반면 전주시장 인수위는 출발부터 혼선과 잡음을 낳았다. 실무형 인수위를 표방하며 ‘미니 조직’ 을 꾸렸는데 인수위원 4명과 7명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그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임정엽 측 인사가 당초 안에서 배제돼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비서실장과 정무 보좌관에는 우 시장 측근 인사를 기용했다. 이런 배경에는 우 시장이 평소 20년 넘는 공직생활 내공을 강조하며 행정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이 화려한 스펙과 오버랩 되면서 자칫 독불장군으로 비쳐질 경우 유권자들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전북도 인사 또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도지사 비서실장과 정무 특보 발탁이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자리에 전북과 인연이 없는 인사를 기용함은 물론 성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을 꼭 써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아무래도 김 지사가 그동안 서울에 오래 머물러 있었기에 지역 사정에 밝은 인사를 기용하는 것이 초기 현안 파악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 인수위원 선정 때 자격 시비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런 점을 간과한 데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같은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영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