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유치, 실적 홍보보다 내실을

국내 굴지의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주)이 1300억 원을 투자해 완주군에 첨단 물류센터를 짓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면서 지역사회에 후폭풍이 거세다. 전북도와 완주군은 지난해 3월 쿠팡과 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대규모 투자 유치에 따른 장밋빛 기대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리고 MOU를 이끌어내기까지 지자체와 지역정치인의 공을 대놓고 부각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대대적으로 홍보한 투자유치 효과는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한껏 기대한 주민에게는 그만큼의 실망만 안겼다. 물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기업에도 책임은 있다. 하지만 전북도와 완주군은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신규 투자유치는 고사하고, 어렵게 성사된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앉아서 허망하게 날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실 새만금을 비롯해 전북지역에서 삼성·LG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과 해외 자본의 대규모 투자 양해각서가 무산된 사례는 허다했다. 지자체가 기업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장밋빛 청사진을 떠들썩하게 발표했지만, 몇년 후 협약 이행 대신 기업의 투자 포기나 협약 무산 소식만 들려왔다. 특히 새만금의 경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지자체의 홍보가 이어졌지만 실제 결실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었다. 

이처럼 굵직한 투자 MOU가 결국은 무산된 사례가 많은 만큼 전북도 등 지자체가 양해각서(MOU) 체결에서 그치지 않고,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해 투자협약이 최종 결실로 이어질 때까지 적극적으로 공을 들였여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투자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이를 통한 기업의 투자 약속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지자체도 잘 알 것이다. 

그런 만큼 투자 양해각서 체결 후 기대효과를 부풀린 자화자찬식 홍보보다는 본계약 체결 등 실제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어야 했다. 단체장의 치적이나 지자체의 실적 홍보에 급급한 부풀리기식 투자유치 홍보로 결국은 도민에게 실망만 안기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또 지자체가 투자유치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고 MOU를 남발하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