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당 직무대행 사퇴…국힘 비대위 전환 급물살

익산출신 조수진 최고위원도 사퇴

국민의힘 배현진 조수진 최고위원 등 최고위원들의 연속 사퇴로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휴일인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의 문이 닫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친윤계(親윤석열)를 중심으로 당 지도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하는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31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 대표 직무대행 역할에서 물러나고 조속히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에 사퇴에 이어 이날 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도 추가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이들은 당 정상화를 명분으로 윤핵관 2선 후퇴 등을 주장했지만, 비대위 출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징계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이준석 대표의 당직 복귀 무산을 계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집권여당이 된지 82일, 이준석 대표 징계 후 권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지 19일 만에 '비대위 체제전환 가능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대위 전제조건인 '최고위 기능 상실'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출범 당시 최고위원 9명 중 과반인 5명이 자리를 비웠다. 이는 비대위로 전환하라는 당 주류그룹의 압박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당헌당규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친윤그룹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체제 전환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의 사퇴를 시작으로 조속한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배 최고위원이 사퇴하자 국힘 초선의원 32명은 즉시 성명서를 통해 "(배 최고위원의) 결단을 존중하며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다"고 비대위 전환에 힘을 실었다.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도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 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요청하며 사퇴의사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배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80여일이 되도록 속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기대감을 총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연합

다음주자인 윤영석 최고위원 역시 입장문에서 “지금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큰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사퇴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비대위 전환 움직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저 자들의 우선 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