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에서 발생한 집중호우에 따른 물난리 사태와 관련, 시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군산시는 여러 노력에도 천재지변에 가까운 폭우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의 미흡한 대처와 안일한 행정 등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군산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군산시 재난 안전강화를 위한 간담회’는 대책을 모색하기 보다는 수해 원인을 집중 추궁하는 자리가 됐다.
이 자리에는 김영일 시의회 의장과 황철호 군산시 부시장을 비롯해 해당 부서 과장 및 시의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과 11일 사이 군산지역 강수량은 256.5mm로, 이로 인해 상가·주택 침수 및 도로 파손, 토사유실 등 146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는 이번 침수가 하수도시설 설계빈도를 초과하는 집중강우 발생으로 통수단면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방류수역(경포천) 수위 상승 시 내수배제불량에 따른 상습침수는 물론 협작물 등이 빗물받이를 막아 노면수가 정체되면서 피해가 가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이번 수해 사태를 놓고 시의 책임론과 함께 부실 대응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퍼부었다.
지난 2012년 8월 400mm가 넘는 비가 내려 도심 전체가 큰 피해를 겪었음에도 10년 동안 되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재(人災)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서동완 의원은 “수해가 발생하기 전날 예상 강우량이 확인되고도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조치나 점검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비가 내리기 전에 빗물받이 등 제대로 청소되지 않아 오히려 시민들이 흙을 퍼내거나 치우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수해가 발생한 지 수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피해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등 여전히 안일한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경봉 의원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침수되는 피해 있었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비가 내리면 집중적으로 모이는 지역이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들이 세워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서은식 의원은 “지난 2012년 8월 13일 호우 피해 때와 달리 올해는 재난이 일어날 상황이 아니었다”며“저류조를 만들고 옥회천 정비 사업 등을 추진하면 뭐하나. 물이 제때 빠져 나가지 못하면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물의 흐름과 함께 통로 관로에 대한 종합적이고 디테일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식 의원은 “집중호우에 대한 사전 경고나 위험 관리 조처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시의 상황실 운영도 낙제점”이라고 꼬집었다.
설경민 의원은 “수해 자체는 피할 수 없었겠지만 상당한 규모의 피해는 줄일 수 있다”며 “군산시에 강우량에 따른 피해와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매뉴얼이 없는 것도 문제인 만큼 앞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한 (강수량별) 대응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의원들은 기상이변으로 집중 호우는 계속될 것이고 그럴 때마다 상습 침수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