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이 개관 5주년을 기념해 광복 1세대를 대표하는 홍순무 화백을 미술관으로 초대했다. 홍 화백의 전시는 9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에서는 홍 화백이 지켜온 예술 세계와 70년을 작가로 살아온 그의 삶을 볼 수 있다. 올해 미수(88세)의 나이에도 병원 가는 일 외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화실에 출근하며 “이곳에서 죽으면 여한이 없다”고 말하는 등 서구 현대 미술이 넘치는 세상에서도 뚝심 있게 본인만의 예술 세계를 지켜왔다. 물감과 열정 하나로 예술 세계를 지켜온 홍 화백의 결정체를 볼 수 있는 전시다.
농촌 풍경화 17점, 인물화 7점, 풍경화 7점, 정물화 3점 등 총 34점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자연과 인물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농촌의 풍경을 성숙하게 표현했다. 주로 고향 산천과 이웃 사람을 그렸다. 알고, 보고, 살아서 느끼는 삶의 진실만을 화폭에 담았다.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의 색채까지도 현실감 있다.
특히 ‘농악’이 담긴 작품에는 홍 화백만의 독특한 흥이 그대로 드러난다. 관람객까지 어깨를 들썩이고 입에서 ‘얼씨구’를 외치게 만든다. 이밖에도 성화, 좌상, 누드 등 교과서적인 인물화 기법도 볼 수 있다.
그는 "신앙 믿음과 삶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 세계를 탐구하는 자세로 그림을 그렸다. 완전할 수는 없지만 자기 자신을 살펴보며 삶의 진실을 다해 그렸다"며 전시회의 소회를 밝혔다.
홍 화백은 전주고에서 5년 교사로, 전주교대에서 35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전라북도예술인 공로상, 전라북도 문화상, 목정문화상, 대통령 황조근정훈상, 고창예술인상 등 전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예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