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당대표에 이재명 의원이 28일 선출됐다. 이 의원은 이날 치러진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득표율 77.77%로 22.23%의 득표율을 기록한 박용진 의원에 승리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 대표에 오른 이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사실상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했다. 직전 최고기록은 이낙연 전 대표가 기록한 지난 2020년 전당대회 득표율인 60.77%다.
최고위원 역시 친이재명계 의원 4인방 모두 지도부에 안착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에 탄력을 받게 됐다. 최고위원에 당선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의원 중 비명계는 고민정 의원 단 한 명이다. 고 의원 혼자서 당 대표와 다른 최고위원들의 결정에 완충작용을 하기란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당내주류는 친문에서 친명으로 완전히 교체됐다. 전북정치권에서 친문을 자처했던 이들은 앞선 대선 정국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경선 후보에서 사퇴한 이후 친문에서 친명으로 빠르게 노선을 갈아탔다.
전북정치권은 친명을 자처하고, 저마다 이재명 대표와의 접근성을 과시하고 있지만 계파의 주류라 보기는 어렵다. 전북정치권은 또 각자의 친소관계는 물론 정치적 셈법이 모두 다른 데다 지역정치권 내 구심점도 없어 당분간 각자도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에선 정청래 의원이 최종 득표율 25.20%로 1위를 차지했다. 정 의원과 양강구도를 이뤘던 고민정 의원은 19.33%로 2위였다. 이어 박찬대 의원이 14.20%로 3위, 서영교 의원은 14.19%로 4위 , 장경태 의원은 12.39%로 마지막 다섯 번째 자리를 채웠다.
비수도권·호남 단일후보로 나섰던 송갑석 의원은 10.81%로 6위를 기록,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고영인 의원은 3.88%로 7위였다.
송 의원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22대 국회에서도 전북은 물론 호남을 지역구로 하는 선출직 최고위원 배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전북에선 다선 의원일지라도 전당대회에 아예 나서지 않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새 지도부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2명의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과 함께 민주당 신임 지도부를 구성한다. 이재명 지도부의 임기는 2024년 8월까지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면서 대권 주자로 단숨에 올라선 이 대표는 당내에선 비주류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이번 전대를 거치며 친명이 주류가 됐고, 핵심 친문 그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세력을 흡수했다.
다만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극복은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당 대표로서 비명계의 반감을 어떻게 통합할지도 아직 미지수다.
검찰과 경찰이 이 대표 주변 수사에 속도를 붙이는 가운데, 여의도 정가에선 검경이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혼란 상황인 만큼 야당도 강경한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후보 연설에서 “국민의 부여한 권한을 망설이지 않고 최대치로 확실하게 행사하겠다”고 밝힌 이 대표는 같은 날 이어진 당선인 수락연설에서 “국민의 삶이 단 반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나서 정부여당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