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운동장 잡초 제거를 위해 제초제를 살포해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고등학교 인근에 거주 중인 최모 씨(43)는 지난 27일 새벽 외부에서 유입된 화학 냄새에 눈을 떴다. 최 씨는 “2~3년 전부터 트럭에 제초제를 싣고 학교 운동장에 살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날은 제초제를 새벽부터 뿌려대서 잠자고 있는 6살 아이부터 온 가족들이 모르고 다 흡입하게 됐다”며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A고등학교가 계속해서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어 학생들과 주민들이 노출돼 인체에 해로울 것에 대한 걱정은 당연하고, 지하수와 토양 오염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고등학교 반경 300m 안에는 어린이집과 요양병원 등이 위치해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해 보였다.
지난 31일 오전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관련 내용에 대해 물어본 결과 모두 어리둥절한 반응으로 제초제 사용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인근에서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오모 씨(48)는 “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사용하는 운동장에 아무런 공지 없이 제초제를 살포하는 건 용납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제초제 살포 후 학생에게 공지 또한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고등학교 관계자는 “제초 작업을 위해 제초제 살포만이 아닌 예초기 작업과 소금물을 살포하는 작업 또한 실시했었다”면서 “이번 작업은 학생들이 없는 주말에 풀이 무성하게 자란 부분에 일부 살포했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