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익산농협은 해마다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6500여명의 조합원은 물론 230여명의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보다 나은 조합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결과다.
그 중심에 지난 2015년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조합을 이끌어 오고 있는 김병옥 조합장이 있다.
그는 매사 의욕이 넘치는 열정적인 리더다.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변함없이 조합 발전을 위한 구상에 여념이 없다.
머릿속 생각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언제나 솔선수범하며 변화에 발맞춰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나아갈 방향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기존의 신용사업만으로는 갈수록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생산·가공·유통 전문 조합으로 거듭날 것을 천명하고 계속해서 변화를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는 그를 만나 익산농협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다.
지난 2015년 취임 이후 익산농협은 해마다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궁금합니다.
“저희 익산농협은 지난 2015년 이후 예수금은 6323억원에서 9799억원으로, 대출금은 3984억원에서 8651억원으로, 자산은 7665억원에서 1조1078억원으로, 예대비율은 63%에서 85%으로 각각 증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의결된 2021년 결산보고서를 보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500만원 가량 증가한 44억1000만원을 달성했으며, 무상비료·무상식염·장학금 지원, 방역 마스크 공급, 소형농기계 보조 등 각종 영농 지원으로 39억원을 집행하고 명절 떡세트, 연말 정육세트, 홍보 사은품(고구마) 등을 포함해 약 52억원 가량을 조합원에게 환원했습니다. 또 조합원 출자배당은 법으로 정한 최고 배당률인 3.15%에 해당하는 11억5000만원과 이용고배당 15억9000만원을 현금배당했고, 11억원은 조합원의 사업준비금으로 적립해 전년 대비 약 7000만원 증가한 38억4000만원을 배당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안정적으로 조합을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비결이 있다면.
“조합이라고 하면 으레 커다란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조합은 말 그대로 조합원들이 잘 살아보자고 결성한 협동 집합체입니다. 그래서 최우선 목표는 당연히 조합원들의 소득 증진입니다. 협동조합은 여타 기업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전년도 수익을 가지고 이듬해 살림살이를 하는 통상의 기업들과는 달리 조합은 매년 맨손으로 한 해 농사를 시작합니다. 연말 결산에서 그간의 수익을 전부 조합원들에게 배당으로 되돌려 주기 때문입니다. 연초에 빈손인 상태에서 한 해의 벌이를 추정해 사업계획을 짜고 이사회 승인을 받아 살림살이를 하는 것입니다. 우선 한 해의 사업계획을 충실하게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고 매 순간마다 상황에 맞춘 운영이 필요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도중에 변수가 생겨 차질을 빚으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고, 심할 경우 합병이나 파산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마다 익산농협이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모든 임직원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매사 최선을 다해 온 덕분입니다.”
매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환원사업과 지원사업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2015년 취임 당시 4억1000만원 규모의 환원사업을 올해 21억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조합원 복지 증진을 위함입니다. 물론 그만큼 경제적이 상황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매년 조합원 자녀 장학금을 비롯해 소형농기계, 무상 비료·식염 지원, 코로나19 상황 속 마스크 지원, 명절 떡 나눔 등 조합원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마련해 추진했습니다. 특히 고령의 원로 조합원분들이 지원사업에 만족도를 보이며 익산농협의 성장세를 칭찬해 주실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해 조합 홍보를 위해 나눴던 햇고구마의 경우 조합원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1박스씩 드렸는데 올해도 다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업들은 그때그때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해 결정합니다. 그래야 주는 쪽 받는 쪽 모두 만족할 수 있고, 조합이 조합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사 의욕적인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오면서 어떤 노력들을 해 왔는지, 특별히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도작이 대부분인 지역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쌀값이 중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조합원들이 농사지은 쌀을 비싸게 팔아주면 그만큼 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항상 중요시 해 왔고, 쌀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토질 개량을 지원해 왔습니다. 익산농협의 쌀 수매가는 다른 지역에서 부러워할 정도라고 자부합니다. 이와 함께 이익 창출 방안을 항상 고민해 왔습니다. 전국을 돌며 저희 조합이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시범 운영을 통해 조합 구성원들과 함께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30~40년 전부터 마을 단위에서 조합 형태의 조직이 운영돼 왔습니다. 그 이전부터 금고(신용)사업을 해 왔지만 이와 별개로 잘 먹고 잘 살려는 노력이 조그만 마을 단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돼 온 것입니다. 매실이나 모과 등 지역 토양과 여건에 맞는 농산물을 가지고 현재의 작목반처럼 공동 생산·가공·판매를 해 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참깨 농사를 지어 기름을 짜거나 콩을 경작해 낫토를 특산품으로 만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제각각 농사만 지을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함께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 보고 자꾸 시도해 보자는 게 조합장으로서 갖고 있는 저의 생각입니다.”
지난해 9월 농협중앙회가 전국에서 5곳만 선정한 유통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요.
“취임 당시부터 신용사업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으니 조합은 이제 생산·가공·유통 전문농협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전략이 이제 점점 맞아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협중앙회의 유통혁신상 수상은 사실 오랫동안 준비된 일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 국·도·시비와 자부담 등 총 74억여원을 들여 노후화된 미곡종합처리장(RPC)을 현대화했습니다. 또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신축한 떡방앗간은 사양 산업이라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연매출 7~8억원을 기록하고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정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경북지역 2개 농협, 경남지역 2개 농협과 함께 호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우선 조직 안정화와 책임·투명 경영 안착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취임 당시 249명이었던 조직이 현재는 235명으로, 조직 슬림화를 꾀했습니다. 대신 임직원들이 매사 투철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러한 조직 안정화와 책임·투명 경영을 통해 금융사업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진정한 생산·가공·유통 전문 조합으로 거듭나는 게 현재의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송학 창고(목천동 약 2700평 부지)에 텃밭 농산물 판매장 개념의 마트와 지점을 개설하고 시내권 주거 밀집지역에 출장소 개념의 금융지점을 2~3곳 개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과 익산시민, 전북도민 여러분들께 전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상고온이나 가뭄 등 악조건을 무릅쓰고 항상 묵묵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계신 조합원분들과 익산시민, 전북도민 여러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는 한동안 뵙지 못했던 조합원 여러분들을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며 더 나은 익산농협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생산·가공·유통 전문 조합이 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겠습니다. 조합원 소득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성실히 노력하겠습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올해 풍년 농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