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이 요즈음 부동산 시장을 대변하듯 전국의 주택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함께 매물은 쌓여가고 급격히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필자는 IMF를 지나 지금까지 사이클을 지켜보면서 주택시장이야말로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는 진리를 배웠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가격 형성이 지속되다가 언젠가는 어떠한 형태로든 균형이 무너지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오르면 내린다는 불변의 법칙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나 보다.
수도권에 이어 지방까지도 매수세가 꺾이고 그 많던 수요자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전북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유동성 자금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지인, 20,30세대, 법인, 현지 투자자들까지 가세해 수도권을 돌고, 돌아 비규제 지역인 우리 지역까지 들어와 연일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던 것과는 달리 얼마 가지 않아 거래가 실종된 빙하기를 맞고 있다.
이제는 주택시장도 변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에 의해서 시장가격이 움직였다면 주택을 주거 목적보다는 투자 목적 내지는 하나의 상품으로 보기 때문에 가수요자인 외지인, 법인, 현지 투자자들에 의해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휴대폰 확산으로 인한 SNS 발달로 오랫동안 주택 가격 조정을 받던 때와는 달리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폭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정부는 여러 번 규제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그럴 때마다 주택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전 국토가 투기장으로 변해 버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오를 때도 중요하지만 내릴 때가 더 피해가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결국에는 신용불량이나 하우스 푸어는 물론 깡통전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다 보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크기 때문이다.
오를 때는 온갖 규제 정책을 내놓다가 주택 가격이 떨어질 때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로 치부하고,위기의식을 느끼면 그제서야 부양책으로 양도세 면제, 각종 세제 감면, 임대 사업자 등록제 등 뒤늦게서야 정책을 내놓다 보니까 국민들에게 혼란은 물론 조세저항에 부딪히고 결국에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누구나 공감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우리는 요구한다.
세계인의 염원과는 다르게 코로나 환란은 쉽사리 물러설 것 같지 않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여러모로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교훈이 늘어만 가는 대목이다.
큰일은 작은 일에서 비롯되고 어려운 일은 쉬운 일에서 시작된다는 단순한 진리로부터 성현들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며 냉철한 나침판이 필요할 때다.
여러 악조건과 시기적으로는 엄동설한에 맨발로 강을 건너야 하는 살 떨리는 엄혹함이 놓여 있다.
모두 등에 업고서 강을 건너도록 하려는 노력과 희생보다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은 누구라도 쉽게 건널 수 있는 다리를 건설하는 교량공사로 해결해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하기에 오늘도 여러모로 고민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주택시장 이란 게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경기회복과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금리 인상, 높은 거래세, 가격 인상의 피로감이 겹쳐 매물을 내놓아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관련된 모든 업종의 도미노 현상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을 원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