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야할 도민의식

전북이 잘 사는 고장이 되려면 먼저 도민의식이 바꿔져야 한다. 지금처럼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왜 전북 사람들이 개성과 칼라가 없게 되었을까. 말씨부터 충청권에 가깝다. 액센트가 없어 동화가 잘 되는 말씨다. 광주 전남 사람들은 액센트가 강해 어딜가도 말씨를 숨길 수가 없을 정도로 금방 표시가 난다. 자신을 숨기고 감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을 해버린다. 전북은 말씨가 튀는 말씨가 아니라서 서울말로 충청도말로 둔갑하기가 쉽다.

전북은 농경사회가 주류를 이룬 탓에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동성이 심한 사회가 아니었다. 지역사회가 고인 물처럼 정체돼 있었다. 바깥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질 않았다. 섬이 많은 전남에 비해 기질이 확연히 다르다. 전남은 완도 진도 등 유배지로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아 자연히 반항적인 기질이 생겨나면서 강한 기질이 만들어졌다. 사리 분별력이 강하고 자기주관이 뚜렷해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 정의감이 투철해 할말하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세상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 등 선출직을 아무나 뽑아주지 않는다. 자신들이 판단할 때 아니다 하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도 확실하다.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을 국회의원 시켜 지역발전을 도모해 간다. 자연히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게 돼 있다. 국회에서부터 확실하게 자기 칼라를 드러내기 때문에 여야 할 것 없이 광주 전남을 크게 의식한다. 이재명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면서 곧바로 망월동 민주화 묘지를 참배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대선 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인 하의도를 방문한 것도 광주 전남 도민들을 크게 의식했기 때문이다.

전북 도민들은 심성이 고와서인지 악착같은 근성이 없다. 선거 때 표 찍어준 것으로 할일 다한 것으로 생각해버린다. 그게 잘못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이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데도 지난 당 대표 선출 때 장수출신 박용진 의원이 출마했는데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어대명이기 때문에 나 한표 찍어줘봤자 순위가 바뀔 것도 아닌데 하면서 투표도 안하고 찍어주지도 않았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받으려고 모두가 이재명의원 쪽으로 줄서 있는 게 전북정치의 현주소다.

이런 식으로 지역이 움직이다 보니까 지명 직 최고위원도 전북은 안중에도 없이 광주 전남 쪽으로 넘어갔다. 전북은 하위당직인 수석대변인과 특보단장을 맡은 것으로 만족하는 모습이다. 현재 전북정치권은 최 약체로 꼽힌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전북 몫을 제대로 반영시켜 찾아올 국회의원이 없다. 도민들이 믿고 기대할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이 모든 것도 도민들이 만들어낸 업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외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게 개탄스럽다. 지금부터라도 가렵고 아픈데가 있으면 자기 목소리를 내서 중앙에 들리도록 해야 한다. 우리 의식이 적극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전북발전은 백년하청이 될 수 있다. 대안을 갖고 비판하는 도민의식이 절실하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