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은행들이 총파업을 한다고 예고하는 바람에 대기자가 밀릴까봐 걱정했는데 창구 업무를 보려고 하니 혼란은 없었네요”
지난 1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전국적으로 총파업을 단행했지만 이날 오전 전주시 금암동에 위치한 전북은행 본점을 비롯해 시중은행 등지에서는 고객들이 평소처럼 업무를 보는 모습이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당초 전국 단위로 조합원 10만여 명이 참여할 것이라 알려졌던 총파업에는 파업 개시 당일 2만여 명이 집결해 예상보다 참여 인원이 적었다.
지난달 19일 금융노조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93.40%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정부와 사측인 금융산업협의회를 상대로 점포 폐쇄 중단,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실질 임금 삭감 저지 등을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서게 됐다.
금융당국은 파업 당일 은행 본점 및 전산센터 등지에 검사 인력을 파견하며 총파업의 높은 찬성률에 대응해 전산 가동 여부 등을 지속 점검하기도 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으로 전북지역에서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50여 곳의 점포에서 은행 업무에 차질이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파업이 열리던 날 은행마다 각 창구의 분위기는 혼란 없이 평소와 같은 상황을 유지했다.
전북에서 금융노조 조합원이 가장 많은 전북은행 노조는 전체 조합원 700여명 가운데 290명이 총파업에 나섰으며 참여율은 41%를 기록했다.
전북은행 지점 88곳 모두 파업 당일에도 정상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행 다음으로 노조가 많은 농협은행은 전체 조합원 500여명 가운데 극소수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본점 직원 위주로 총파업에 300명 이내 범위에서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영업점은 규모에 따라 한 두 명만 참가했으며 창구 영업도 차질 없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총파업의 참여가 저조했던 배경에는 언론 등에서 알려진 대로 총파업에 대한 일반 여론의 좋지 않은 시선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원호 전북은행 노조위원장은 “고객 편의 제공 등을 고려해 지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노조에서도 일부가 총파업에 참여했다”며 “지점 폐쇄 반대 등 대의명분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 이후에도 투쟁을 계속 이어가며 오는 30일 제2차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