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농부 의혹’ 유재구 익산시의원, 허울뿐인 사과

2015년 농지 매도 이후에도 매년 농지원부 발급받아 조합원 자격 유지
공식적인 사과나 해명 없이 추석 명절 전 은근슬쩍 조합 자진 탈퇴
한 달 만인 19일 제246회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짧은 사과 ‘진정성 의문’

지난 19일 제246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선 유재구 익산시의원이 가짜 농부 의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사진=익산시의회 유튜브 생중계 캡처 

가짜 농부 의혹이 제기된 유재구 익산시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사과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명 없이 허울뿐인 사과여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제246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선 유 의원은 “최근 저로 인해 시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중순 제기됐던 농지원부 허위 발급 의혹에 대한 사과였지만,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

유 의원은 지난 2015년 당시 소유했던 농지 매도 이후에도 매년 반복적으로 농지원부를 발급받아 익산농협에 제출했고, 이를 통해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면서 부당하게 혜택을 받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익산참여연대는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허위 농지원부로 농민을 사칭하고 농협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며 각종 이익을 받아온 것은 매우 엄중한 범죄행위이며, 시민을 대표해 불법을 바로잡아야 할 시의원이 6년 동안 이런 일을 지속해 왔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유 의원의 사죄와 익산시의회 차원의 징계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은 그동안 공식적인 사과나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추석 명절 전 슬그머니 조합을 자진 탈퇴했다.

의혹 제기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야 나온 유 의원의 짧은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농지원부를 발급받아 조합에 제출한 것이 잘못이기에 사과를 한 것”이라면서도 “농지원부로 직불금을 받거나 농지를 새로 취득한 게 아니라 조합에서 달라고 해서 1년에 한 번씩 발급받아 제출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실제 농사를 지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피하면서 “농지를 팔았으면 농지원부가 없어졌어야 하는데 그게 살아있었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니라 허위발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조합 자진 탈퇴에 대해서는 “이제 농지원부가 농지대장으로 바뀌어 농지원부가 없으니까 조합에서 탈퇴한 것”이라며 “그동안 조합원으로서 받은 배당금 등 혜택은 조합 측에 변제하겠다고 밝혔고 이사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의회는 이번 유재구 의원 가짜 농부 의혹에 대해 위법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 처벌받은 것이 아니라 아직 의혹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이를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