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뢰도

 

얼마 전 한 시사주간지에서 발표한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시사IN’이 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조사해 공개한 전직 대통령 신뢰도 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1위(29.8%), 박정희 전 대통령(24.3%)이 2위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 조사에 포함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15.1%로 3위를 차지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30대 여성과 광주·전라, 학생층에서 신뢰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뒤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13.5%로 4위, 이명박 전 대통령은 3.6%로 5위였다.

‘시사IN’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전직 대통령 신뢰도 조사를 실시해왔다. 2007년 첫 조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52.7%로 1위를 차지한 이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까지 줄곧 앞서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역전해 1위로 올라섰다. 노 전 대통령은 보수진영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 다음으로 신뢰도가 높았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층에서 44.1%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노 전 대통령이 14.6%로 2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8.0%, 김영삼 전 대통령 4.1%, 이승만 전 대통령 3.7%, 박근혜 전 대통령 3.5% 순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뢰도가 높은 것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서 탈권위적인 면모와 파격적인 소통 행보로 친숙한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많이 각인된 덕분이다. 특히 지역감정 해소와 함께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에 주력한 점이 호평 받는다. 세종복합중심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의 초석을 놓았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대통령 등 현직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임기 첫해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3.62점으로 가장 낮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첫해 6.59점, 문재인 대통령은 6.67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첫해 신뢰도 조사는 하지 않았다. 신뢰도 점수는 0~4점 불신, 5점 보통, 6~10점 신뢰 구간으로 분류한다. 취임 100일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는 국정농단사태로 탄핵 직전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도 3.91점보다도 낮았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매우 중요하다. 국민적 신뢰와 지지가 있어야 국정 운영 동력도 담보할 수 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대통령이 어떻게 힘 있게 국정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롯해 윤핵관 논란,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등 당내 갈등, 경찰국 신설, 대통령실 용산 이전, 도어스테핑 발언 등이 국민과의 불신 원인으로 꼽힌다. 하루빨리 국민적 신뢰 회복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의 걱정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