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상입니다. 꿈만 같습니다. 시낭송을 처음 시작하는 자세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지난 7일 진안전통문화전수관에서 열린 ‘구름재 박병순 시조시인 선양 제4회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상금 200만원과 함께 대상을 거머쥔 송영임(57) 수상자.
그는 현재 전교생이 47명에 불과한 전주대성초에서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시낭송을 접한 경위와 그 매력에 빠진 이유에 대해 그는 “지난 2015년 교감단 연수 때 한 강사가 나와 시낭송을 선보였다. 그때 시낭송이 가슴에 확 꽂혔다. 퇴직 후 감성적 노년을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강사의 말이 시낭송의 세계로 나를 끌어들였다”고 회고했다.
처음 그는 자신을 위해 시낭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접할수록 시낭송의 장점이 크게 와 닿아 교육 현장에 접목하고 싶었다. 정서 함양은 물론 글쓰기 지도에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다.
그는 교장이 되던 2015년 9월 무렵 시낭송의 매력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5편의 시를 암송해야 학교를 졸업시킨다’는 프랑스 같은 교육 풍토가 우리나라에 조성되는 데 일조하고 싶었다.
전주대 평생교육원과 재능시낭송회 등에서 공부하면서 그동안 나름의 정립을 마친 시낭송교육에 대한 생각을 현재 근무 중인 전주대성초에서 그는 실천에 옮기고 있다. 시를 쓰고 낭독 또는 낭송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게 그것.
“학생들이 쓴 글(시)을 ‘어른의 퇴고를 거치지 않은 날것’의 상태로 낭독(발표)하게 하면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생긴다. 낭독하는 동안 스스로 부족한 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래서 학생들이 더 잘 써 보려고 노력하며, 또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나중에라도 깨닫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평소 지론을 실천하고자 대성초 아침 교정에 동요를 틀어 놓는 것은 물론 전교생의 동시 쓰기와 시 낭독 분위기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전략)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 끝의 끝으로 온 것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었고 (후략).”
송 교장이 이번 경연에서 낭송한 자유시 ‘옛날의 그 집(박경리 시)’의 한 구절이다. 그는 많은 제자들이 ‘펜 하나로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고대한다. 물론 시낭송에서 터득한 감성이 세상을 뒤바꿀 정도의 글쓰기 능력으로 녹아들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된다.” 카카오톡 대문에 올린 상태 메시지가 시낭송에 대한 그의 생각을 웅변하고 있다.
한편, 송 교장은 학교 일에서는 ‘똑순이’로 불린다. 지난 2019년 9월 전교생이 50명가량이던 전주대성초에 부임한 이후 보여준 강한 추진력이 이를 증명한다. 급식실 신축, 영어체험실·도서관·보건실 리모델링은 물론 전주시 지원 예산(1억 4000만원)을 따내 학교숲가꾸기사업을 단기간에 완성한 것 등이 좋은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