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문화재 웅치전적지 체계적 선양사업을

결사항전 끝에 왜군을 물리치고 곡창 호남평야를 지켜 낸 임진왜란 첫 육상 승전지 웅치전적지가 국가문화재로 승격된다. ‘육지의 한산대첩’으로 불리는 웅치전투는 호남을 지켜 나라를 구한 전투였는데도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국가사적 지정을 결정한 것은 웅치전적지가 민족사적 위기상황에서 호남을 지켜 나라를 구한 구국의 현장으로,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특히 완주와 진안을 비롯해 전북도민에게는 불굴의 의지로 국가를  지켜 낸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국난 극복의 역사와 함께 임진왜란에서 호남의 역할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동안 자료추적과 고증을 통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조명하고, 가치를 부여한 학계, 국가사적 지정 과정에서 행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한 전북도와 완주·진안군, 그리고 지역 사회단체와 언론, 향토사학계 인사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오랜 노력 끝에 이뤄낸 결실이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국가문화재가 되는 웅치전적지에 대한 체계적인 선양사업이다. 전적지 유적 발굴과 보존·관리, 활용 방안을 마련해 역사적 가치와 국가문화재로서의 위상을 전국에 알려야 한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전투 유적이나 유물이 남아있지 않은 만큼 당시 전투현장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전적지 내의 옛길과 산 능선·계곡 등 자연지형에 가치를 부여해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배우는 역사 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되는 구역은 전체 전적지 중 일부분에 해당한다.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7월 ‘전북도에서 신청한 사적의 공간적 범위가 너무 넓다’며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전북도가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해 재심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 국가사적에 포함되지 않은 전적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조사활동과 보존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가문화재 승격을 계기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국가사적 지정을 목표로 함께 달려온 지자체와 학계, 그리고 지역 정치권이 다시 한 번 역량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