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도전, 새로운 정치를 위한 시작

이용호 국회의원

‘이용호 42표 예상 밖 선전’, ‘이용호 깜짝 이변 연출’

지난 9월 20일 주요 일간지 정치면 머리기사는 이렇게 장식됐다. 전날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전하는 내용이다.

 

사실 많은 고뇌 끝에 출마한 원내대표 선거였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115명 국회의원을 대표하는 ‘대표 의원’을 재선(再選)에 입당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맡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 현장을 30년 넘게 누빈 사람으로서 이런 현실을 너무도 잘 알기에 혹여 동료 의원들에게 분별력 없는 ‘돈키호테’로 인식되는 것은 아닐까 하여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여러 미숙한 모습을 드러낸 후에 새 원내대표를 뽑아 당을 일신하자고 하면서 박수로 원내대표를 추대하자는 ‘추대론’이 나오는 건 과거 회귀적 행태로 옳지 않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민주주의 정당은 위기일수록 치열한 토론과 경쟁을 통해서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힘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6.25 전쟁 중인 1952년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고 지방선거까지 치른 바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추대론’이 확산되며 출마가 예상되던 3~4선 의원 다수가 출마를 망설인다는 소리가 들렸다. 개인적으로 접한 몇몇 의원들은‘박수 추대’는 옳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고심 끝에 먼저 출마 선언을 해 ‘경쟁의 장’을 빨리 마련해야겠다는 절박감을 안고 9월 15일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했다. 일부에서 깜짝 놀라며 “출마선언을 해 인지도만 올리려는 것 아니냐”며 완주에 의문을 갖고 바라보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많은 분들이 나와 치열한 경쟁의 장이 마련되길 바랐다. 그러나 후보 등록일에 등록한 사람은 나와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뿐이었고 경선은 결국 양자 대결로 진행이 됐다.

 

7분 주어진 정견발표를 통해 “국민의힘 당적 보유기간은 가장 짧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가장 간절하다”, “민주주의의 힘은 박수가 아닌 투표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각 분야에서 인정받아 이 자리에 오신 의원님들이 누구의 얘기 듣고 의사 결정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용호가 당선되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 변화의 시작이다”등 가슴 깊이 쌓인 말들을 시원하게 쏟아 냈다.

 

선거 결과는 아쉬웠지만 많은 언론이 ‘대 이변’이라고 보도했다. 어느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용호 의원의 선전은 호소력 있는 연설 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과찬의 말씀이며 저 이용호가 아닌 당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발전은 정당 민주주의 발전에서 시작된다. 국민 다수의 의사를 정치적으로 대변하고 대표하는 정당이 자유롭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렇게 탄생한 민주적 리더십으로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독점구도를 바꿔나가야 한다.

 

지역정당 구도가 사라져 국민의힘에서 호남 출신 원내대표가 나오고 민주당에서 영남 출신 원내대표가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그런 정치를 만드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나에게 남은 소명이라 생각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그런 새로운 정치를 위한 첫 발걸음이었다.

/이용호 국회의원(국민의힘·남원임실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