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며 양반다리 문화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음식점의 좌식 테이블 역시 입식 테이블로 바뀌고 있다.
양반다리를 하거나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신발을 벗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전주시 여의동의 한 음식점. 음식점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입식 테이블 구역으로 향했다. 가득 들어찬 입식 테이블에 비해 반대편에 위치한 좌식 테이블은 한산했다.
식당 종업원은 “좌식 테이블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드물게 방문하시긴 하지만, 항상 입식 테이블이 먼저 만석이 된다”며 “매번 무릎을 굽히며 음식을 서빙하면 다리랑 허리가 아파, 일하는 입장에서도 입식 테이블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송천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48)는 최근 내부 인테리어 공사로 좌식 테이블 중 반절을 입식 테이블로 교체했다. 이 씨는 “좌식 테이블만 있는 모습을 보고 나가시는 분도 계셨다”며 “어린이 동반과 대규모 모임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손님들이 입식 테이블을 많이 선호해서 영업을 중단하면서까지 바꿨다”고 전했다.
이날 만나본 대부분의 시민들도 좌식 테이블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꺼려했다.
시민 정은순 씨(60·여)는 “무릎이 안 좋다 보니 앉을 때나 일어설 때 무리가 가지 않는 입식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보통 좌식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야 하므로 무릎에도 무리가 가고 식사를 끝내고 나갈 때도 불편해 입식 테이블을 찾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음식점 위생 수준 향상, 안전한 외식환경 조성 등과 관련해 ‘음식문화 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좌식 테이블의 입식 테이블 전환, 주방 위생 설비 교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2020년부터 시작된 정책으로, 올해에는 벌써 3차까지 지원 중이다”며 “자체적인 홍보 등으로 분기마다 20여 개소의 전주시 음식점들이 신청하고 있지만, 아직 해당 정책을 모르고 계시는 업주분들도 계신 것 같아 참여율이 낮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