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관광지 지구대·파출소 인력 태부족

정원 2279명인데 현원은 144명 부족한 2135명 배치
전문가 "행정보조인력 감축해 현장인력 재배치 필요"

전북경찰청 전경. 사진=전북일보 DB

서울 이태원 참사 원인이 경찰의 현장 대응 미숙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턱없이 부족한 지구대‧파출소 인력으론 각종 재난‧사고 대응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내 주요 관광지와 신도시 등에 인구밀집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전북경찰의 현장인력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현장 최일선을 담당하는 도내 지구대‧파출소 정원은 총 2279명이다. 하지만 현원은 2135명으로 정원보다 144명 부족하다.

더욱 큰 문제는 주요 관광지 등에 배치된 지구대‧파출소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청년층이 많이 모이는 전주서부신시가지 일대는 서부지구대가 관할하고 있다. 서부지구대의 현원은 52명이다. 서부지구대는 효자4동과 효자5동 등 8.95㎢면적을 관할한다. 이 곳의 인구는 총 6만 8560명으로 경찰관 1명당 1594명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서부지구대는 4교대로 운영되는 만큼 1팀에 약 11명이 근무해 실제 경찰관 1명당 담당 인구는 2~3배 더 많다.

전주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등을 관할하는 남문지구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37명의 현원이 1인당 608명을 맡는다. 군산 고군산군도를 담당하는 선유도파출소는 현원 12명으로, 경찰관 1명이 856세대를 담당한다. 심지어 1팀당 2~3명의 경찰관이 근무해 관광객과 주민 등 치안수요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태원 참사 등 유사사건이 발생할 때 현장에서의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 인력이 부족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정원은 그대로인데 업무는 증가하고 있어 지구대‧파출소의 1인당 경찰관의 치안수요 대응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안수요 증가 요인과 구역 분석을 통한 신규 지구대 설치와 전북청 등 행정보조인력 감축을 통한 현장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종승 전주대 경찰학과 교수는 “관광지 등 인구밀집이 많아 치안수요가 증가하는 곳을 분석해 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치안수요가 특히나 높아 경찰관의 대응이 어려운 곳에는 지구대‧파출소를 추가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전북청과 완산경찰서 등에 배치된 행정인력을 줄이는 등 행정간소화를 통해 치안수요가 많은 지구대와 파출소에 인력을 증원하면 된다”면서 “이와 함께 경찰청 등에 인력증원을 꾸준히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